정우 스님 “만물은 통하지 않는 것이 없어… 혼자서 살 수 없는 것이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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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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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강남 불자 대법회’ 여는 정우 스님

정우 스님은 “절에 들어온 재원으로 절을 짓기보다는 적절하게 나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정우 스님은 “절에 들어온 재원으로 절을 짓기보다는 적절하게 나눠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일체만물 무비통(一切萬物 無非通)’이라 모든 만물이 통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세상을 혼자 사는 것 같아도 혼자 살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입니다.”

부처님오신날(28일)을 앞두고 10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자비 나눔을 위한 강남지역 불자 대법회’를 여는 전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구룡사 회주)의 말. 스님은 이 행사를 주최하는 ‘강남지역사암연합회’ 회장이다. 이 단체에는 혜거 스님(금강선원장)이 고문, 지홍(불광사 회주) 진화(봉은사 주지) 법안(대성사 주지) 덕천(동명불원 주지) 지유 스님(법륭사 주지) 등이 공동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법회에는 서울 강남구와 서초 송파 강동구에 있는 조계종 35개 사찰의 스님과 신도 등 6000여 명이 참석한다. 전 중앙승가대 총장인 종범 스님의 법문 등 공식 행사에 이어 2부에는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연극인 손숙 씨가 진행을 맡은 2부에는 국악인 김성녀, 뮤지컬 감독 박칼린, 배우 전수경 씨가 출연하며 진도북춤과 사물놀이가 이어진다.

정우 스님은 “광복 이후 구호물자로 살아가던 우리가 이제는 10대 경제대국으로 꼽히고 있다. 이 법회는 불교가 사회적 나눔 활동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불자들이 티켓 형태로 구입한 기부금과 행사 당일 모인 불전금도 조계종의 공익법인 ‘아름다운 동행’에 기부한다. 법회 참석자들은 1월 입적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치아사리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반까지 볼 수 있다.

축하공연의 출연자들이 쟁쟁한 것은 오랫동안 문화계를 후원해 온 스님의 노력 덕이다. 1987년부터 스님이 주지로 있던 구룡사, 여래사에 신시뮤지컬컴퍼니 전신인 극단 신시의 공연장과 극단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신시가 구룡사 옆의 번듯한 빌딩을 사들여 ‘큰살림’을 차렸어요. 며칠 뒤에는 공연계 원로들과 이전을 축하하는 모임도 열고…. 이번 법회의 축하행사도 알아서 준비한다더군요. 허허.” 스님의 입가에는 겨우 걸음마를 떼던 아이가 번듯하게 성장한 것을 지켜보는 부모를 닮은 미소가 번졌다.

정우 스님은 1980년대 초반부터 매년 달라이 라마를 친견(親見)하면서 일찌감치 티베트 불교와도 인연을 맺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심(佛心)을 잃지 않는 티베트 공동체의 힘에 큰 감동을 받아 도움을 받거나 때로 돕기도 했습니다. 내 집, 내 나라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그늘진 곳의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이야말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는 겁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강남 불자 대법회#정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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