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루이뷔통-마크제이콥스 파리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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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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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대를 산 두사람 ‘혁신’의 꿈은 같았네

2007년 10월 열린 루이뷔통 패션쇼에서 간호사 복장을 한 채 미국 아티스트 리처드 프린스가 만든 ‘조크 모노그램 라인’ 핸드백을 들고 등장한 톱 모델들. 루이뷔통 제공
2007년 10월 열린 루이뷔통 패션쇼에서 간호사 복장을 한 채 미국 아티스트 리처드 프린스가 만든 ‘조크 모노그램 라인’ 핸드백을 들고 등장한 톱 모델들. 루이뷔통 제공
7일부터 9월 16일까지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박물관에서 열리는 ‘루이뷔통-마크제이콥스 전시회’는 다른 시대를 살면서 같은 꿈을 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1854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설립한 루이 뷔통. 그리고 지난 15년간 뚝심 있고 자존심 강한 프랑스 브랜드 루이뷔통에 현대적 패션 감각을 불어넣은 미국 남자 마크 제이콥스. 같은 시대를 살지도, 직접 만나보지도 못했을 두 사람은 육상 레이스의 바통을 물려주고 물려받는 ‘한팀’처럼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뷔통과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이 브랜드의 근원을 살펴보고 이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모노그램(이니셜과 작은 꽃잎 등이 새겨진 문양)’을 다양하게 변주하는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이브 카셀 루이뷔통 회장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루이뷔통은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는 지난 15년간 이 브랜드에서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하며 브랜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노그램을 재해석했다. 그는 혁신의 전통을 가진 브랜드를 또 다른 혁신으로 발전시켰다.”

일본의 애니매이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마크 제이콥스의 협업으로 2005년 봄여름 시즌에 선보여진 체리 모노그램 캔버스백. 루이뷔통 제공
일본의 애니매이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마크 제이콥스의 협업으로 2005년 봄여름 시즌에 선보여진 체리 모노그램 캔버스백. 루이뷔통 제공
마크 제이콥스가 이끌어낸 로고 재해석 작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2003년 일본 애니메이션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했던 시도다. 93가지 색을 활용해 만화인 듯, 팝아트 작품인 듯 신선하게 연출한 이 협업은 매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2004년, 다시 두 아티스트가 협업해 선홍색 체리 문양을 가방에 옮긴 ‘모노그램 체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2001년 봄,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스티븐 스프라우스와 함께 제안한 ‘모노그램 그래피티’, 2007년 미국 아티스트 리처드 프린스와 실크스크린 스타일로 선보인 작품 등도 루이뷔통 신드롬의 주역이 됐다.

상업적으로든 예술적으로든 지난 15년간 펼쳐온 이 같은 업적만으로도 마크 제이콥스는 최고의 박물관에 갈 만한 자격을 획득했다. 유명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신선함을 불어넣는 그의 시도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월경 일본 작가 구사마 야요이와 함께한 제품들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장식미술박물관에서 두 개 층에 걸쳐 소개되는 전시회에서 1층은 루이뷔통의 옛 트렁크와 19세기 패션들을, 2층은 마크 제이콥스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보여준다. 7일 열린 패션쇼에서 실제 사이즈의 기차를 쇼장에 옮겨놓는 혁신적인 생각을 했던 제이콥스와 가볍고 튼튼한 소재로 여행용 가방을 혁신한 뷔통이 꾸는 ‘같은 꿈’을 시대 변화와 함께 만끽할 수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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