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IGM세계경영연구원 지음/480쪽·2만 원·위즈덤하우스
1990년 미국인 제리 스터넌은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베트남 지부장으로 임명됐다. 베트남어도 모르는 스터넌의 부임에 시큰둥했던 베트남 정부는 단 6개월 만에 지역 아동들의 영양실조 문제를 개선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라며 그를 압박했다.
스터넌은 보란 듯 임무를 완수했다. 영양실조의 원인을 분석하는 시간을 아꼈다. 그 대신 안 좋은 환경에서도 건강한 어린아이의 ‘비결’을 캐는 데 바로 집중했다. 스터넌은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의 부모들이 하루에 두 번 식사를 주는 반면에 건강한 아이들의 부모는 소화를 돕기 위해 같은 양을 하루에 네 번으로 나눠 먹인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확대 적용해 베트남 220만 아동의 영양 상태 개선에 큰 공헌을 했다. 책은 이를 ‘밝은 점 찾기 접근법’이라 부른다. 업무 효율이 떨어질 때는 ‘TBU(True But Useless·맞는 얘기인데 별 쓸모는 없는 것)’에 매달리지 말라는 조언이다.
A사는 혁신적으로 가벼운 노트북컴퓨터를 개발했다. 전원케이블이 발에 채어 잘 파손되는 단점이 출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A사는 뜻밖의 제품에서 답을 찾았다. 전원케이블 끝을 자석으로 만든 일본의 전기밥솥이다. A사는 애플이었고 문제의 노트북은 맥북이다. 저자들은 이를 ‘아이디어 창의적으로 훔치기’로 명명한다.
책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음 직한 100가지 질문을 조직관리, 성과관리, 인사관리, 마케팅전략, 전략경영, 협상전략, 위기관리, 경영철학의 8개 카테고리로 나눠 답한다.
부드럽고 쉽게 읽히는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 ‘A사 김 사장은 B제품을 개발했지만 C라는 문제에 봉착했다’는 식의 ‘시나리오 질문’에 사례 중심 해법을 더한다. 질문당 4, 5페이지로 답하는 짧은 분량도 ‘소화’를 쉽게 한다. 카운슬링하듯 ‘합쇼’체와 ‘해요’체로 원리를 풀이한다.
기업체 사장에게만 적용되는 조언들은 아니다. 리더나, 개인으로서 일과 삶에 동반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혜안을 쉽게 제시한다. IGM세계경영연구원의 5분짜리 영상 멘토 시리즈 ‘Aha! CEO’의 내용을 책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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