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원폭 투하… 中방문… 美역대 대통령의 위기 돌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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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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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결단/닉 래곤 지음·함규진 옮김/383쪽·1만5000원·미래의 창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 직후 왕관을 제의받고도 이를 거절했던 결정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앞날에 중대하고도 심오한 영향을 미쳤다. 그 덕분에 역사상 최초나 다름없는 대통령제가 아메리카의 대지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었다.

대선이 있는 해여서인지 미국의 대통령 리더십을 다룬 책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 책은 토머스 제퍼슨부터 버락 오바마까지 미국의 역대 대통령 13명이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결단을 내렸는지 살펴본다. 트루먼 대통령의 원폭 투하, 리처드 닉슨의 중국 방문, 토머스 제퍼슨의 루이지애나 매입, 존 F 케네디의 아폴로 계획 등 역사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결정을 다뤘다.

이 책의 진정한 장점은 대통령들이 자신의 결정을 관철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그렸다는 점이다. 왕이나 독재자가 아닌 대통령들은 거센 반대여론과 의회의 반발을 잠재울 방법을 고심하고, 반대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며, 지치지 않는 끈기와 뚝심으로 기다리면서 뜻을 펼칠 때를 기다렸다. 때로는 저돌적으로 몰아붙이고, 교묘하게 적을 이용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다. 성공만 한 것은 아니었다. 윌슨 대통령은 국제연맹 가입을 의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며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고립주의 정치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뇌졸중으로 쓰러져 정치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노력을 거듭한 정치적 결단이 꼭 좋은 결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재선에 실패하고, 목숨까지 잃은 대통령도 많았다.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대통령이 주인공인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러나 오늘날 슈퍼파워 미국을 있게 한 대통령들의 결정에 주목해서일까. 외국인의 처지에서는 트루먼의 맥아더 장군 해임이나 포드의 닉슨 사면, 레이건의 ‘악의 제국’ 발언 등이 정말 역사적으로 추앙받을 만한 것이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수도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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