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오빠들 돌아온 개그프로, 깜짝 풍자-유행어 주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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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합니다잉” “간디 작살” 등 유행어가 쏟아진다. 못 보던 개그 프로그램이 줄줄이 생겨나고, 노장 개그맨들까지 돌아왔다.

바야흐로 개그 전성시대다.

KBS2 ‘개그콘서트’는 전국 시청률 20%를 넘었다. 밤 12시에 하는 SBS ‘개그 투나잇’도 전국 시청률 9%를 기록했고, tvN ‘코미디빅리그 시즌2’는 케이블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채널A ‘개그시대’, MBN ‘개그 공화국’, TV조선 ‘코미디쇼 코코아’ 등 종합편성채널도 개그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개그 전성시대,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경쟁하는 개그 프로그램의 이모저모를 분석해 봤다.

왕년의 오빠들이 돌아왔다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출연진의 연령 폭이 넓어졌다. 1990년대, 2000년대 코미디 전성시대를 이끌던 스타 선배 개그맨들이 대거 복귀한 것.

채널A ‘개그시대’에서는 최양락(50), 남희석(41), 김주철(32)이 ‘락락락쇼’라는 한 코너에서 각각의 재치를 발휘한다.

최양락은 “쉰 살에 다시 개그 무대에 선다는 게 나도 신기하다”며 “요즘 후배들은 춤, 노래, 성대모사 등 못하는 게 없다. 후배들도 내 개그가 신선하다는 반응이다”고 말했다.

그는 “몸은 힘들더라”라며 “남희석과 몸 개그를 하다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남희석은 “최 선배가 겁이 많다”며 “미리 맞췄는데, 자꾸 몸을 움츠려 진행이 안 됐다”고 흉내를 냈다.

개그맨들은 젊은 세대와 아버지 세대가 어울려 만드는 드라마처럼 이제 개그도 신구세대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풍자 개그’ 풍년일세

위로부터 채널A ‘개그시대’ 웃음내시 코너, KBS2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tvN ‘코미디빅리그’의 아메리카노. 채널A, KBS, tvN 제공.
위로부터 채널A ‘개그시대’ 웃음내시 코너, KBS2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tvN ‘코미디빅리그’의 아메리카노. 채널A, KBS, tvN 제공.
“내 집 장만, 어렵지 않아요. 140만 원 월급을 숨만 쉬고 모으면….” ‘개그콘서트’ 최효종(26)의 말에 귀 기울이면 씁쓸한 웃음이 터진다.

SBS ‘개그투나잇’의 ‘투나잇 브리핑’은 더 노골적으로 현실을 비튼다. 국무총리실 CNK 주가조작 사건 등 사회 이슈를 독하게 꼬집는다. MBC ‘웃고 또 웃고’에서는 ‘나는 꼼수다’를 패러디한 ‘나는 하수다’를 선보였다. ‘개그시대’는 ‘생사토론’을, ‘개그공화국’은 ‘셰프를 꿈꾸며’ 등 다양한 풍자 코너를 대거 등장시켰다.

지난해 겨울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강용석 의원에게 고소당했던 개그맨 최효종은 “특정 계층을 혼내려는 것보다는 많은 분께 시원한 웃음을 드리고자 풍자 개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청자 관심이 많은 덕분인지 각개에서 다양한 의견을 보내 준다. 매주 이를 수렴해 개그를 짠다”고 말했다.

색다른 판에서 즐겨라

개그 프로그램에 서바이벌 오디션 형식을 도입한 ‘코미디빅리그’의 김석현 PD는 “프로 스포츠에서 누가 이기나 응원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에 모티브를 얻었다. 실제로 각 팀을 응원하는 팬이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미디빅리그’ 녹화 현장에는 서서 보는 관객들까지 있다. 이들은 ‘민식이냐?’ 등의 유행어를 적은 휴대전화와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응원복을 입은 관객도 있다.

하지만 경합이기에 이 코너에 다른 개그맨이 더 적합하겠다 싶어도 PD 재량으로 못 바꾼다. 제작진은 대결이다 보니 재미없는 대로 방송에 나가게 된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순위제가 개그맨들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따지남’ 팀 윤진영(30)은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무대에 설 수 있어 좋다. 제대 후 복귀를 못해 힘들었는데 나는 행운아”라며 웃었다.

개그맨도, 시청자도 웃음을 찾은 개그 전성시대.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무한도전’이 등장했을 때 리얼 버라이어티의 절정이라고 했지만 ‘1박2일’ ‘런닝맨’도 다 성공했다”며 “개그 프로그램도 아직 한계가 어디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원수연 동아닷컴 기자 i2ove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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