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박물관장도 ‘여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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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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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장에 첫 여성 수장, 정형민 씨 임명
국립중앙박물관-서울시립미술관도 여성이 이끌어

《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정형민 서울대 미술관장(60)을 임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임기 2년. 그는 1969년 이 미술관 개관 이래 최초의 여성 관장이다. 정 관장은 미국 웰슬리대를 졸업하고 1993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이후 서울대 미대 교수로 일하면서 예술의전당 전시감독(1999∼2001년)을 지냈고 2006년 서울대 미술관 개관 이후 관장을 맡아 왔다. 》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왼쪽),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가운데),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 (오른쪽)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왼쪽),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가운데),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 (오른쪽)
정 관장은 “2013년 개관할 예정인 서울관 건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개관 전시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며 “앞으로 과천의 현대미술관 본관, 덕수궁 분관, 서울관 등 각 관의 기능을 특화할 방법을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 관장이 선임되면서 지난해 2월 임명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61), 연초에 취임한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64)과 더불어 국내 대표적인 국공립박물관과 미술관을 모두 여성 수장이 이끄는 시대가 열렸다.

세 관장 모두 각 기관 창립 이후 첫 여성 관장으로 문화계는 실무 경험과 국제적 감각을 두루 갖춘 여성 관장의 등장이 활력과 새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관장은 유학파 출신 이론가로 귀국 후 한국 근대미술 연구의 결과물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김홍희 관장은 캐나다 콩코디대 석사, 홍익대에서 서양미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쌈지스페이스 관장과 경기도미술관장을 지냈다.

김종영미술관 최열 학예실장은 “신임 여성 관장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이미 미술관을 탄탄하게 운영한 경험을 가진 만큼 학예실의 전문성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적임자”라며 “더욱 내실 있는 운영과 세련되고 수준 높은 전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산방화랑 박우홍 대표는 “양대 정당의 대표가 여성이듯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여성 파워가 강해진 흐름을 반영하는 듯하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법인으로 새로 출범하는 시점에 온 만큼 경영마인드를 바탕으로 변화의 시기를 잘 이끌어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이명옥 회장(사비나미술관장)은 “우리 협회 집행부 이사 19명 중 15명이 여성관장”이라며 “원래 미술 분야에 여성 인력이 많은 데다 리움 토탈 금호 등 주요 사립미술관장도 모두 여성이 맡고 있어 국공립에서도 여성 관장이 등장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계의 경우 예전에는 남성 작가가 많았지만 요즘 미술대학엔 여학생 비중이 훨씬 높고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론가와 큐레이터 중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앞으로도 ‘여풍당당’ 시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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