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승 9단은 흑 181로 단수를 친다. 백이 182로 끊는 것을 감수하고 둔 수로, 흑은 만패불청할 태세다. 흑 187로 자체 팻감이 있는 것이 흑의 자랑. 백은 당장 팻감이 없다. 그래서 백 188로 멀리서 팻감 겸 연결하는 수를 둔다. 흑은 189로 늘어 패를 해소한다. 이 수 대신 참고 1도 흑 1, 3으로 두면 백 4로 막아선 뒤 6, 8로 둬오면 흑이 장담할 수 없는 복잡한 싸움이 전개된다.
최철한 9단은 백 190으로 넘어가 대마를 살렸다. 흑도 191로 이제야 대마를 연결해간다. 한때 서로 마주 달려가는 자동차처럼 치킨게임을 펼치다가 어느덧 슬며시 타협을 한 것이다.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 자기주장만 펴기 어려운 게 바둑인데, 현실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백 192는 국후 최 9단이 후회한 수. 참고 2도 백 1로 더 바짝 다가갔어야 했다고 자평했는데…. 하지만 재검토 결과 백 1도 흑 2로 반발하는 수 때문에 잘되지 않았다. 좌상귀에서 흑이 끊어서 패를 하는 수 때문에 백은 3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데, 흑이 4, 6을 두고 16까지 되면 역시 흑이 우세한 형세. 결과적으로 흑의 승리는 불변이었던 것. 실전에서 흑 197로 흑이 지켜서는 흑 승이 결정됐다. 이후 수순은 총보.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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