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17>夏曰校요 殷曰序요 周曰庠이요 學則三代共之하니…

  • 동아일보

皆所以明人倫也라

등나라 문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맹자는 공평한 토지제도와 조세제도를 실시하여 백성들의 생업을 안정시키고 학교 제도를 정비해 인간다운 가치를 추구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지방의 학교는 夏 殷 周의 三代에 각각 서로 다른 이름을 사용하여, 하나라에서는 校, 은나라에서는 序, 주나라에서는 庠이라 했다. 이에 비해 서울에 있는 국학인 學은 하 은 주 삼대가 공통으로 사용했다. 지난 호에 보았듯 庠이란 노인을 봉양하는 것을 위주로 하고, 校는 백성을 가르치는 것을 위주로 하며, 序는 활쏘기를 익히는 것을 위주로 했다. 하지만 三代의 어느 시대든, 지방의 학교든 서울의 학교든 학교의 이념은 인륜을 밝히는 데 두었다고 맹자는 말했다.

夏曰校는 ‘하나라에서는 校라 한다’이다. ‘殷曰序’와 ‘周曰庠’도 같은 짜임이다. 같은 짜임의 구를 셋 나란히 늘어놓은 類句法(유구법)의 표현이다. 所以…는 흔히 ‘…하는 바’로 풀이하는데, 여기서는 수단이나 제도를 가리킨다.

앞서 보았듯 五十步百步(오십보백보)의 성어와 王無罪歲(왕무죄세)의 金句(금구)가 나오는 ‘양혜왕·상’ 제3장에서 맹자는 백성들이 각자 부모와 어른들을 봉양하고 죽은 부모와 어른들을 葬送(장송)하는 데 유감없게 하는 것이 王道(왕도)의 시작이라고 力說(역설)했다. 그러고서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려면 의식주의 충족, 생업의 지속적 안정만이 아니라 인격 향상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때 교육과 관련하여 맹자는 ‘謹庠序之敎(근상서지교)하여 申之以孝悌之義(신지이효제지의)면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반백자불부대어도로의)리라’라고 했다. ‘학교의 가르침을 삼가서 효제의 의리를 거듭 가르친다면 반백의 사람이 도로에서 짐을 지거나 이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뜻이었다. 孝悌之義가 여기서 말하는 人倫에 해당한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근본 목표를 무엇으로 생각하는가, 심각하게 되물어야 할 때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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