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해운대 지나 10분… 청량해변이 미소 짓다

  • 동아일보

18인승 항공기로 다녀오는 김포∼쓰시마 섬 당일여행

김포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일본 쓰시마 섬에서는 일본 전통의 신사 등 이국적인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기암절벽과 쪽빛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쓰쓰자키’ 해안. 하나투어 제공
김포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일본 쓰시마 섬에서는 일본 전통의 신사 등 이국적인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기암절벽과 쪽빛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쓰쓰자키’ 해안. 하나투어 제공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해외여행.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해외 휴양지가 있다. 일본 땅이지만 한국과 더 가까운 땅, 쓰시마(對馬) 섬이라면 가능하다.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부산항에서 페리를 타고 쓰시마 섬까지 당일로 다녀올 정도로 가까운 해외 여행지다. 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하는 선박 노선 외에는 쓰시마 섬 항공 노선이 없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심리적 거리감이 상당했다. 최근 김포국제공항에서 쓰시마섬국제공항까지 갈 수 있는 항공 노선이 생겼다. 전세기로 1시간 10분이면 일본 천혜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쓰시마 섬에 가기 위해 오른 18인승 소형 항공기는 작은 크기 때문에 낯설게 느껴졌다. 비행기 좌석은 9개씩 2열로 배열돼 있다. 모든 좌석이 창가를 차지할 수 있었다. 크기가 작다고 하지만 비행기 안에는 기장, 부기장, 승무원, 정비사가 동승한다.

활주로에서 이륙한 비행기 아래로 한반도의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다. 대형 항공기들은 보통 1만 m 이상에서 운항하는데 소형 항공기는 6000m 고도를 유지한다. 비행 중 예상치 못한 풍경을 즐기는 재미도 상당하다. 부산 해운대 마천루를 지나 10분 정도 더 바다 위를 날더니 쓰시마 섬 특유의 리아스식 해안이 등장했다. 이윽고 도착한 쓰시마섬국제공항은 시골 간이역 같은 분위기였다. 원래 국내 공항이었으나 김포∼쓰시마 섬 노선이 생기면서 국제공항을 증설했다. 현지 가이드는 “지금은 면세점이 없으나 조만간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면세 판매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100개에 달하는 작은 섬으로 이뤄진 쓰시마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섬은 5개다. 산림이 쓰시마 섬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다. 우거진 산림과 해변 풍경을 즐기러 트레킹을 오는 한국인도 많다고 한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날씨가 맑을 때는 부산 해운대가 보인다는 에보시타케 전망대. 이 전망대는 녹음이 울창한 쓰시마 섬에서 유일하게 360도를 회전하며 사면을 감상할 수 있다. 굽이굽이 펼쳐져 있는 산자락과 봉긋봉긋 솟아있는 섬들, 베트남 할롱 만이 연상됐다.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내려와 해신을 모신다는 와타즈미 신사를 찾았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은 와타즈미 신사가 유명해진 것은 신사 앞에 위치한 일본의 전통 문 도리이(鳥居) 때문이다. 도리이는 신의 세상과 인간의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와타즈미 신사 앞에는 5개의 도리이가 있는데 각각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인 식욕, 재물욕, 수면욕, 성욕, 명예욕을 상징한다. 도리이를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그런 욕구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아유모도시 자연공원은 은어가 돌아온다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캠핑장도 마련돼 있다. 청량한 물 소리와 숲 속의 맑은 공기는 불과 2, 3시간 전 서울에서 맡았던 매캐한 기억을 잊게 해줬다. 쓰시마 섬 최남단에 있는 쓰쓰자키 전망대는 병풍처럼 펼쳐진 주상절리가 일품인 전망대다.

천혜의 자연만큼이나 해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먹을거리, 살거리가 있는 시내 관광이다. 쓰시마 섬의 유일한 시내 이즈하라에는 한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쓰시마 역사민속자료관, 조선통신사비, 고려문, 덕혜옹주비, 그리고 최익현 선생의 순국비를 보며 두 나라 간 가깝고도 먼 심리적 거리를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다. 생각보다 살거리는 많지 않다. 이즈하라 시내 100엔 숍과 대형 슈퍼마켓, 기념품 가게 정도가 전부다. 카드 결제를 할 수 없는 곳도 많으니 출국하기 전 엔화로 바꿔 가는 게 좋다.

현재 쓰시마 섬 항공 여행상품을 운영하는 곳은 하나투어가 유일하다. 1박 2일, 2박 3일 모두 49만9000원이다. 1박 2일 상품의 경우 매주 토요일 출발하고 2박 3일 상품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출발한다.

쓰시마=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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