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의 해석에 설탕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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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평론가들, 서울시향 올 발매 ‘드뷔시’ ‘말러’ 음반 잇단 찬사

“거대한 가능성이 보인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첫 음반이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향은 음반 레이블 도이체그라모폰(DG)과 맺은 계약에 따라 올해부터 5년간 매년 2장씩 음반을 선보인다. 7월 드뷔시의 ‘바다’와 라벨의 ‘어미 거위’ ‘라 발스’를 묶은 음반을, 11월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내놓았다. 첫 음반은 지금까지 9000여 장이, 두 번째 음반은 발매 한 달 만에 3000장가량이 팔렸다고 유니버설뮤직이 30일 밝혔다.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 씨는 온라인 음악 사이트 ‘La Scena Musicale’에 실은 리뷰에서 이 음반에 별 넷을 줬다. 레브레히트 씨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한 서울시향의 데뷔 음반은 약점이 없는 것 같다. 현은 유연하고 풍성하며 목관은 개성이 넘치고 금관은 다채롭고 따스하다”고 평했다. 그는 또 “정명훈의 해석에는 설탕이 들어 있지 않다. 몽퇴, 카라얀, 비첨, 불레즈 등 전설적인 명연에 비해 독특하고 명쾌하다. 정명훈과 그의 뛰어난 앙상블을 꼭 들어봐야 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독일 클래식 사이트 ‘Klassic.com’에서 평론가 슈테판 드레스 씨는 “첫발을 얼마나 섬세하고 멋지게 내딛는지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명훈은 개별 악기 그룹이 전체 오케스트라와 분리되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해 풍성한 음향을 만들어냈다”고 썼다. 그는 해석에서 별 넷, 음질과 레퍼토리, 안내책자에는 별 셋을 주었다.

평론가 제프리 노리스 씨는 음악잡지 ‘그라모폰’ 11월호에서 “서울시향의 소리는 무르익었으면서도 세밀한 표현이 또렷했다. 정명훈이 지시하는 진폭과 속도는 마치 썰물과 밀물 같았다”고 호평했다.

노리스 씨는 “서울시향은 드뷔시의 ‘바다’에 나타나는 반짝이는 물결과 다양한 색채를 매력적으로 펼쳐보였다. 연주는 객석을 압도했다. 1악장은 장엄했고 2악장은 섬세했으며, 광풍과 파도를 몰고 오기 전 3악장 도입부의 불길한 예감은 극적인 연주의 시작이었다”고 적었다.

서울시향은 다음 음반을 위해 올해 말러 교향곡 2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을 녹음했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도 음반 수록곡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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