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5회 국수전… ‘독기’ 조한승, 독사를 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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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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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조한승 9단, 결승 5번기 5국3대2로 꺾고 새 국수에… “마지막 판에서 운 따랐다”

조한승 9단(오른쪽)이 16일 제55기 국수전 결승 5국에서 승리한 뒤 최철한 9단과 복기를 하는 모습. 조 9단은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기원 제공
조한승 9단(오른쪽)이 16일 제55기 국수전 결승 5국에서 승리한 뒤 최철한 9단과 복기를 하는 모습. 조 9단은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기원 제공
조한승 9단(29)이 새로운 국수(國手)에 올랐다.

조 9단은 16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55기 국수전 도전 5번기 5국에서 최철한 9단(26)에게 297수 만에 흑 1집 반을 이겨 종합 전적 3 대 2로 국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그는 2003년 이창호 국수에게 도전했다가 실패한 지 8년 만에 소원을 풀었다. 기아자동차가 후원하는 국수전 우승상금은 4500만 원.

부드러운 기풍으로 늘 2% 부족하다는 소리를 들어온 조 9단. 요즘은 독기를 품고 결정적인 순간에도 물러서지 않는다. 이날 5국에서도 달라진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흑을 잡은 조 9단은 초반 우상귀 싸움에서 강하게 부딪치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좌하귀 처리를 느슨하게 하는 바람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막판 끝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 1집 반을 이겼다. 이번 국수전에서는 5국 모두 흑을 쥔 기사가 모두 이기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앞서 그는 본선에서 윤준상 8단(당시)과 입단 동기이자 랭킹 1위 이세돌 9단, 강동윤 9단, 원성진 9단 등 강자들을 이기고 결승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이미 강하다. 전에는 본인 표현대로 형세 판단이 서툴러 낙관만 하다가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싸울 때는 싸운다. 전에는 싸울 때였음에도 안 싸우고 이기는 쪽을 택했으나 지금은 물러서지 않는다. 4국 때도 몇 수나 손을 빼가며 상대를 자극하는 배짱도 보여줬고, 잡을 때는 독하게 잡으러 가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그런 달라진 모습은 성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올해 그는 다승왕 1위다. 이날 바둑까지 55승 16패, 승률도 77%로 역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29세로 국수에 오른 그는 “도전자가 되기까지 운이 많이 뒤따랐는데 마지막 판에서도 운이 따랐다”며 “국수가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12번째 국수에 오른 조 국수는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국=조한승, 흑 불계승 △2국=최철한, 흑 불계승 △3국=조한승, 흑 불계승 △4국=최철한, 흑 불계승 △5국=조한승, 흑 297수, 1집 반승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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