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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공연]‘피아노 시인’ 머리 페라이어 “건반위에서 늘 生을 묻지요”

입력 2011-10-13 03:00업데이트 2011-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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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아 제공
“항상 음표에 어떤 의미가 깃들었을까 귀를 기울입니다. 연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내러티브를 만들려 하다 보면 음악의 감성적인 본질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건반 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머리 페라이어(64·사진)가 2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치명적인 엄지손가락 부상에서 2007년 성공적으로 재기한 그를 e메일을 통해 만났다.

이번 콘서트에서 그는 바흐 프랑스 모음곡 5번, 베토벤 소나타 27번, 브람스 4개의 소곡, 슈만 ‘어린이 정경’, 쇼팽 프렐류드 작품번호 28-8, 마주르카 작품번호 30-4, 스케르초 3번을 연주한다.

페라이어는 “프로그램을 고를 때 그 순간 내가 관심을 가진 레퍼토리를 항상 반영한다. 베토벤은 독일 악보출판사인 ‘헨레’ 원전 악보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편집하는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어 빠뜨릴 수 없었고 바흐는 반드시 필요하며, 브람스는 관심을 놓지 않았다. 슈만은 최근 관심이 생겼고 쇼팽은 피아니스트로서, 작곡가로서 흥미로운 레퍼토리”라고 설명했다.

명징한 음색, 깊이 있는 터치로 찬사를 받던 페라이어는 1990년 악보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베였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상처가 덧났다. 이듬해 염증으로 손가락뼈에 변형이 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며 피아노 앞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1990년대 후반 무대로 돌아왔지만 2004년 손가락 부상이 재발했다. 2006년 내한하기로 했다가 취소했고 2008년 마침내 한국 무대에 섰다.

“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다시 재기하면서 내면에서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 것 같아요. 그 변화가 즉각적으로 일어난 건 아니었지만, 삶에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됐죠. 예를 들어 연주를 할 때 기교는 덜 중요하고, 음악적 품질은 더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요.”

페라이어는 “언제나 더 나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 더 많은 것들과 가능성을 보고 음악과 인생의 관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5만∼15만 원. 02-318-4301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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