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마음의 위안이 된 ‘키다리 아저씨’ 미군 로널드 루이스 씨를 최근 미국에서 만나 화제가 됐던 가수 인순이 씨(54)가 9월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 무대에 선다.
뮤지컬 제작사인 설앤컴퍼니는 “인순이 씨가 캣츠의 그리자벨라 역으로 확정돼 박해미, 홍지민 씨와 번갈아 무대에 서게 됐다”고 19일 밝혔다.
인순이 씨가 뮤지컬 무대에 서기는 2009년 여름과 이듬해 1, 2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뮤지컬 ‘시카고’에서 여주인공 벨마 켈리(벨라) 역을 맡은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그는 2000년 벨라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했고 다른 뮤지컬 무대에는 선 적이 없어 캣츠는 뮤지컬 출연작으로 그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인순이 씨가 캣츠에서 연기하는 그리자벨라는 한때 아름답고 매혹적인 외모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지만 세월이 지난 뒤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고양이 소굴 젤리클에 돌아와 과거를 회상하는 고양이. 1막과 2막이 끝날 무렵 짧게 등장해 출연시간은 15분밖에 되지 않지만 이 뮤지컬 자체보다도 널리 알려진 노래 ‘메모리’를 부르기 때문에 관객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배역이다.
설앤컴퍼니 측은 “그리자벨라는 뛰어난 가창력과 관록을 지닌 배우만이 소화할 수 있는 역이어서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가수 인순이 씨에게 특별히 맡기고 싶었다. 관객에게 큰 호소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8년 캣츠 한국어 공연 초연무대에는 배우 옥주현 씨(31)와 신영숙 씨(36)가 그리자벨라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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