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J심슨 ‘정당방위로 전처 살해’ 고백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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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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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 “케이블TV서 양심선언 예정”

미국판 ‘유전무죄’ 사건으로 불리며 미국의 재판제도에 회의를 던지게 했던 ‘O J 심슨 사건’이 다시 미국 사회를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심슨이 케이블 TV 프로듀서에게 “전처를 내가 살해한 게 맞다”고 털어놓았으며 이를 곧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할 프로그램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23일 미국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심슨은 조만간 토크쇼 진행자 윈프리가 소유한 케이블TV 채널 OWN에 출연해 “전처 니콜 브라운 심슨을 살해한 건 어디까지나 정당 방위였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심슨이 자신을 면회 온 OWN 프로듀서에게 이미 이 같은 사실을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심슨은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장 강도를 저지른 혐의로 현재 네바다 주 ‘러브록 교정 센터’에서 복역 중이다.

25년 동안 2만8000명의 초대 손님이 출연한 토크쇼의 막을 지난달 내린 윈프리에게 가장 큰 아쉬움의 대상은 심슨이었다. 그는 16일 한 토크쇼에서 “심슨에게 전처를 살해했다는 고백을 듣지 못한 건 정말 미련이 남는다”고 말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심슨이 TV에 나와 사실을 고백해도 처벌 받지 않는다”며 “이미 판결을 내린 사건은 다시 심리·재판을 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 잡지가 전한 심슨의 고백내용은 이렇다. 심슨은 1994년 6월 12일 오후 한 레스토랑에서 전처 니콜과 말다툼을 벌였다. 니콜이 자녀들 앞에서 마약을 상습 복용하고 자녀와 함께 사는 집에 남자를 끌어들이는 게 못마땅했던 것. 그러나 니콜은 심슨을 상대하려 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분을 삭이지 못한 심슨은 니콜의 집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눌러도 답이 없어 심슨은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렀다. 한참 뒤 니콜이 손에 식칼을 든 채 나왔다. 니콜은 허공에 칼을 흔들며 “당장 꺼지라”고 말했다.

심슨은 OWN 프로듀서에게 “너무 화가 나서 칼을 빼앗아 찌를 때까지도 무얼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냥 찌르고 또 찔렀다.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오랫동안 사랑한 여자를 내 손으로 죽였다’는 후회가 밀려왔다”고 털어놨다. 니콜의 시체를 바닥에 누인 심슨은 그때 집 안으로 들어오던 니콜의 남자친구 론 골드먼이 달려들자 이번에도 ‘정당방위’로 맞섰다고 밝혔다.

재판 시작 때만 해도 심슨은 100% 유죄 판결을 받을 걸로 보였다. 그러나 심슨이 거액을 들여 고용한 ‘드림팀’ 변호인단은 재판이 진행되는 372일 동안 ‘수사 경찰은 백인우월주의자’라며 인종갈등을 강조했다. 흑인 9명, 백인 2명, 히스패닉계 1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1995년 10월 3일 그에게 결국 무죄 평결을 내렸다.

이듬해 골드먼의 유족은 심슨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 법원은 ‘심슨이 골드먼과 니콜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3350만 달러를 보상하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유죄를 인정한 것. 그러나 심슨은 니콜의 유가족에게 보상금 지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후에도 진실 공방은 계속됐다. 2008년에는 심슨의 매니저였던 마이크 길버트가 “심슨이 내게 살해 사실을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심슨 변호인단은 “돈이 필요한 약물 중독자의 헛소리”라며 일축했다. 미국인들 의견도 여전히 나뉜 상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보도가 사실인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이 잡지가 2월에도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6주밖에 살지 못한다고 오보를 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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