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 적진에서 수 만들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5일 03시 00분


○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결승 2국 4보(78∼97)

최철한 9단은 백 78부터 실마리를 풀어간다. 넓은 상대 진영을 깨는 상용의 맥점으로 제1감이다.
흑이 대응하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그중 이창호 9단은 흑 79를 선택했다. 다소 욕심이 앞선 수로 참고 1도처럼 흑 1로 두어야 했다. 흑 1의 뜻은 귀에서 백을 살려주는 대신 선수를 뽑아 흑진을 강화하자는 수다. 흑 1에 대해서는 백 2가 맥점이다. 호구 자리에 일부러 들어가는 수로, 배워둘 만하다. 백 4로 패를 하자고 하는 수가 성립하지만, 백 12까지 살려줘도 흑 13으로 하변과 중앙을 집으로 만들면 흑이 불리하지 않은 형세다.

백 80부터 백 84까지 자세를 갖추자 백을 잡기는 어렵게 됐다. 흑 85로 참고 2도처럼 흑 1로 중앙을 두는 것은 백 2, 4를 선수하고 백 6으로 쉽게 안정한다. 적에게 알토란 같은 안방을 내준 격이라 실속이 없다.

최 9단은 백 86, 88로 흑진 속에서 모양 좋게 두어 간다. 백은 중앙 흑 모양을 지우면서 백 96까지 안형을 충분히 만들며 수습에 성공했다.

이 9단은 백을 잡기가 어렵다고 보고 일단 실리를 챙겨 균형을 잡아간다. 흑 97는 반상 최대의 자리. 아직은 미세하게 백이 유리하지만 여전히 계가바둑이다. 백이 한 수라도 삐끗하면 질 수도 있는 국면인 셈이다. 양 대국자 모두 이를 본능적으로 느낀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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