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통기타 열풍…‘세시봉’ ‘위대한탄생’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0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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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슈 없이 조용하던 악기 업계가 때 아닌 통기타 열풍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통기타의 판매량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7일부터 한 달간 통기타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현대H몰의 기타 판매량도 45%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측은 "통기타가 하루 20~30대씩 팔려나가는데 최근 수년 새 이 정도의 인기는 처음"이라며 "성음, 그렉베넷, 야마하 등 10만~20만 원대 상품은 재고가 떨어져 추가로 주문했다"고 말했다.

통기타는 보통 중·고교생이 악기를 배우려 하는 방학이 시작될 무렵에 판매량이 약간 상승하는 정도였는데 신학기가 됐는데도 이렇게 호조를 보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1970년대 포크송 인기를 이끌던 '세시봉' 가수들이 청소년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위대한 탄생'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른 참가자들도 통기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통기타를 주로 사는 소비층은 청소년이 대부분이지만 1970년대 향수를 느끼려는 40대 이상도 통기타 열풍에 가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한 달간 통기타 매출이 1년 전보다 50% 증가한 가운데 통기타와 전기기타의 판매 비율도 5대 5에서 7대 3으로 바뀌었다. 잠실점, 영등포점은 통기타가 하루 평균 10대 정도 팔렸지만 최근엔 배로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 외에 청소년 대상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주인공이 통기타를 들고 출연한 것도 청소년들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녀가 컴퓨터 게임 대신 악기 연주를 하도록 권장하는 부모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도 최근 한 달간 기타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정도 늘었고 그 외에 기타 교본과 강습 동영상 DVD도 판매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 고객층은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데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은 여성의 비중이 35% 정도를 차지한다고 옥션 측은 분석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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