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97>齊宣王이 問曰齊桓晉文之事를 可得聞乎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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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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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왕·상’ 제7장은 제나라 宣王(선왕)과의 문답을 실었다. 제선왕은 춘추시대 제나라가 위세를 떨쳤던 시기를 추억하고, 자기 나라가 강대국으로서 천하를 制覇(제패)하게 되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나라 환공이나 진나라 문공이 覇權(패권)을 쥐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자 했다. 하지만 맹자는 공자의 문하에서는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기 때문에 들은 바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국정 자문에 꼭 응해야 한다면 王道에 대해 말하겠노라고 했다. 맹자는 백성을 보살펴야만 정당성을 지닌 왕으로서 군림할 수 있다고 주장하게 된다. 그래서 이 장을 ‘保民而王’장이라고 한다.

可得聞乎의 可와 得은 모두 가능의 뜻을 지닌 보조동사라 할 수 있다. 無道桓文之事者에서 道는 ‘말하다’이고, 無는 ‘∼하는 者’가 없다는 말이다. 無以의 以는 已와 통하니, 無以는 不得已(부득이)와 같다. 王乎는 ‘왕 노릇 하는 도리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로, 乎는 추정과 청원의 어조를 지닌다.

논어 ‘憲問(헌문)’편에서 공자는, 진문공은 교활한 술수를 썼지만 제환공은 정의로운 방법을 썼다고 해서 제환공을 인정했다. 하지만 맹자는 제환공이나 진문공이나 모두 왕도정치를 실행하지 않았기에 오십보백보라고 보았다. 仁義를 우선시하는 王道政治의 실현을 강렬하게 念願(염원)했기 때문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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