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난고촌 백제마을서 전승…‘시와스마쓰리’ 국내 첫 소개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300년전 백제왕의 넋, 고국서 한풀이
백제 왕족의 영혼을 기리는 일본 미야자키 현 난고 촌의 축제 시와스마쓰리에 참가한 지역 주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이 축제는 히키 신사에 있는 아들 복지왕의 영혼이 미카도 신사에 있는 아버지 정가왕의 영혼을 만나러 가는 여정을 담은 것으로 1300년 넘게 전승되고 있다. 사진 제공 미야자키 난고촌사무소
1300년 동안 전해오고 있는 백제왕 전설 축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인 시와스마쓰리(師走祭り). 미야자키(宮崎) 현 미사토(美鄕)의 난고(南鄕) 촌에서 전승되고 있는 이 축제가 처음으로 국내에 선보인다. 난고 촌 주민들이 10월 2, 3일 서울의 한일축제한마당과 4일 충남 부여의 세계대백제전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백제 영혼의 1300년 만의 귀향인 셈.

난고 촌의 백제왕 전설은 미야자키로 망명한 백제 왕족 부자(아버지 정가왕과 아들 복지왕)의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다.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하자 왕족들은 규슈(九州)로 망명했다. 도중에 폭풍우를 만나 미야자키 해안에 표착하면서 이들 부자는 서로 떨어져야 했다. 당시 규슈 지역 정변(政變) 와중에 이들 부자는 정적(政敵)과 맞서 싸우다 모두 세상을 떠났다.

난고 촌 일대엔 이들의 무덤 등 관련 유적과 유물이 전해오며 이들의 영혼을 모신 신사와 백제 마을도 있다. 시와스마쓰리는 히키(比木) 신사에 있는 아들 복지왕의 영혼이 미카도(神門) 신사에 있는 아버지 정가왕의 영혼을 만나러 가고 다시 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종교적 제사 의식이자 마을 축제다.

최근 난고 촌을 찾았을 때 이곳 주민들은 시와스마쓰리의 한국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에 여념이 없었다. 미사토 정의 기쿠다 히코이치(菊田彦市) 정장(町長)은 “백제왕의 전설은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이다. 우리가 백제왕 전설과 시와스마쓰리를 어떻게 보존 전승해 왔는지를 한국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시와스마쓰리에서 아들 복지왕의 혼백을 맞이하기 위해 들판에 불을 놓는 ‘무카에비’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음력 12월 2박 3일 동안 90km를 이동하면서 복지왕 영혼의 출발, 아버지 정가왕 영혼과의 만남, 이별 순으로 마쓰리를 진행한다. 특히 첫째 날 혼백을 맞이하기 위해 들판에 불을 놓는 ‘무카에비(迎え火)’가 일대 장관이다. 들불 지피기는 한국의 정월대보름 민속놀이와 흡사하다. 둘째 날에는 부자의 재회를 축하하면서 신에게 제사지낼 때 올리는 전통무악 기구라(神樂) 춤을 춘다. 마지막 날엔 히키 신사로 돌아가는 복지왕을 배웅한다. 이별의 슬픔을 감추기 위해 참가자들은 얼굴을 검게 칠한다.

한일축제한마당 공연에서는 난고 촌 백제마을 주민 40여 명과 한국의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해 시와스마쓰리의 핵심 장면을 추려 소개할 예정이다. ‘백제왕은 어디서 왔을까’의 저자로 서울 공연의 내레이션 대본을 쓴 미나미 구니카즈(南邦和) 씨는 “며칠 걸려 아들이 찾아와 아버지를 만나고 다시 안타깝게 헤어지는 구성을 보면 심리적 요소가 매우 강하고 동시에 연극적”이라고 말했다.

한일축제한마당에서 시와스마쓰리가 끝나면 한우리연희단의 해원굿 ‘마지와 푸리’가 이어진다. 1300년 만에 조국에 돌아온 백제 왕족의 영혼을 맞이하고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굿판이다. 난고 촌 주민들은 4일 부여로 이동해 세계대백제전에서 시와스마쓰리를 다시 선보인다.

미사토=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