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트위터 엿보기]인간은 자신의 무능을 입증하는 자리까지 오른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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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샘물을 주는 단문
트위터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트위터의 타임라인(일종의 게시판)은 혼란 그 자체다. 메시지를 주고받는 상대방의 글을 보지 않고서 문맥을 파악하려니 의미가 와 닿지 않는다. 게다가 ‘맞팔’과 같은 은어가 수두룩하니….

이런 가운데 가끔 만나는 정제된 문장은 사막의 오아시스다. 게다가 그것이 유명한 경구이거나 작가가 정성 들여 창안할 글일 때에야….

소설가 김탁환 씨는 9월이 시작되는 첫날 이런 글을 올렸다. “오늘은 이 문장을 욉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면서 아는 사람은 상급이고, 배워 아는 사람은 그 다음이고, 곤경에 처하여 배우는 사람은 또 그 다음이고, 곤경에 처하여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곧 하급이 된다.”

글을 자주 올리는 이외수 씨는 3일 젊은 ‘추종자’들을 의식한 경구를 연달아 올렸다. “나이 들어 젊은이처럼 능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젊어서 늙은이처럼 피동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비록 세상이 개떡 같을지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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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시간 전 올린 글은 이렇다. “젊은 날의 배고픔을 두려워 말라. 모래 속에서 살아가는 개미귀신도 한평생 배고픈 나날로 일생을 끝마치지는 않는다. 때가 되면 날개를 달고 명주잠자리가 되어 드높은 하늘을 비상한다. 그대 또한 지금은 모래 속의 개미귀신. 언젠가는 드높은 하늘을 비상하리라.”

소설가 은희경 씨는 소설의 한 문장 같은 글로 상상력을 자극했다. “꿈에 내가 사랑했던 소년이 폭우와 바람을 뚫고 달려와 문을 두드렸다. 만져보니 두 팔이 갓 부러진 나뭇가지처럼 단단하고 차가웠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비단실처럼 가볍고 부드러웠는데 그 머리를 풀썩 내 어깨에 떨어뜨리더니 그대로 잠들었다. 그 모습을 오래 보았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작가의 눈을 어떻게 피해 갈 수 있을까. 소설가 김영하 씨는 인사청문회가 있을 즈음 이런 글을 띄웠다. “인간은 자신의 무능을 입증하는 자리까지 오르려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한 인간의 무능·부적합은 승진·출세를 통해서 세상에 알려진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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