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경영의 비결은 윈윈…독립심…도전…입니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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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계 CEO’ 금난새 씨
성공음악 3대 키워드 제시
금난새 예술감독이 지난달 31일 신세계백화점 문화홀에서 열린 재스퍼 4중주단과 피아니스트 루실 정 연주회에서 연주곡을 해설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유라시안코퍼레이션
‘클래식계 대표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금난새 씨(사진)의 8월은 뜨거웠다.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기에 앞서 ‘축제 감독’으로서다. 음악가들에게 오프시즌으로 통하는 계절이지만 그는 8월 1∼8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포스텍과 함께하는 뮤직페스티벌 & 아카데미’ 음악감독을 시작으로 12∼14일 전북 무주 뮤직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았다. 30일부터 9월 5일까지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 신세계 본점에서 열리는 신세계 뮤직 페스티벌 예술감독까지 맡아 뛰고 있다. 1∼2월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 페스티벌까지 합하면 4개 음악축제를 밑그림부터 해설까지 주관한다.

그가 꼽는 성공 예술경영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달 31일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난 그는 ‘윈윈’ ‘독립심’ ‘도전’의 3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 윈윈: 서로가 필요로 해야

“개인 레슨을 받는 음악캠프는 많았죠. 그렇지만 여름에는 전혀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해야 합니다. 다른 연주가들과 함께 호흡하는 오케스트라 체험이 대표적이죠. 우리나라에 ‘오케스트라 연주 아카데미’가 없다는 사실이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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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기반이 크지 않지만 포스텍이라는 좋은 시설을 갖고 있는 포항이 떠올랐다. 포스텍에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와 페스티벌을 제안했다. 지역과 학교는 그동안 아쉬웠던 대규모 음악행사를 유치하고, 금 감독으로서는 기대하던 오케스트라 아카데미를 만들 수 있었다. 첫해부터 3번 연주에 포스텍 대강당이 꽉 찼다. 올해 8일 연주에서 마지막으로 연주한 스트라빈스키 ‘불새’에서는 청중 전원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청중은 연주에서 감동을 얻었지만, 저로서는 청중이 보낸 에너지를 흠뻑 받은 셈이죠. 그러고 보면 콘서트 자체가 행복한 윈윈 아니겠어요?”

○ 독립심: 자리가 아니라 감동을

그가 주관하는 축제가 전국에 퍼져 있다는 사실에 눈길이 갔다. 그는 뜻밖에 ‘독립심’으로 이를 설명했다. “예술가가 제도권의 자리에 연연하면 그 자리에 갇혀버립니다. 어디 ‘소속’이라서 위대한 게 아니라 나를 통해 ‘위대한 감동’을 나누려 할 때 좋은 예술가가 됩니다. 이게 예술가로서의 독립심이죠.”

무주 뮤직 페스티벌은 4년 전 시작했다. 리조트를 인수한 대한전선 산하 설원량문화재단과 ‘대자연 속에서 멋진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야외연주회 ‘서머나이트 콘서트’에서는 리조트 내 만선광장에 수만 명이 모인다. “연주를 했을 때 현장에 있는 사람이 행복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계 최고의 악단이 왔다, 초일류의 협연자가 왔다는 것보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도전: 지금까지 없던 걸 찾아라

올해 처음 문을 연 신세계 뮤직 페스티벌은 두 가지 공간에서 진행한다. 서울 신세계 본점 문화홀과 명품관 3층 계단 앞 공간이다. “80년 된, 서울의 근대사를 담은 공간이죠. 계단이 양쪽으로 펼쳐진 우아한 곳이에요. 역사와 함께하는 실내악이랄까.”

명품관 콘서트는 초대관객 단 50명만을 앞에 놓고 열린다. “무주에서 수만 명을 앞에 놓고 하는 연주회도 있고, 19세기 살롱처럼 하는 연주회도 있어야죠. 다 달라야지, 똑같으면 안 되잖아요?”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그의 작업들은 그가 든 세 가지 키워드와 모두 연관돼 있다. 올해 6년째인 실내악 축제 제주 페스티벌 또한 지자체와 참가자, 청중이 모두 행복한 ‘윈-윈’ 전략으로 개발했다. 연주자들은 외국 연주자들과 우리나라에 적(籍)이 없는 이미경 뮌헨음대 교수,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 해외파 연주자들로 채웠다. 학연과 지연을 따지지 않는 ‘독립심’의 강조다. 이 축제는 최근 아시아 축제로서는 이례적으로 ‘유러피안 페스티벌 어소시에이션’ 회원 축제로 등록됐다. 세계적 네트워킹을 염두에 둔 새로운 도전의 결실이다.

그는 다가오는 가을도 뜨겁게 보낼 예정이다. 10월에 삼성전자의 협찬으로 중국 베이징의 대학 2곳에서 콘서트를 연다. 벌써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작은 시작이지만 이제부터 중국에 ‘클래식 한류’를 일으킬 생각입니다. 자신 있냐고요? 지금까지처럼 한다면 문제없죠. 음악엔 국경이 없다는 말, 진부할 정도로 당연하지 않나요?”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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