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숭례문 석축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을 지나면 정면에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御眞)이 걸려 있다. 어진을 지나면 장엄하게 다가오는 경복궁 근정전 내부의 어좌(御座), 그 위로 힘차게 꿈틀거리는 황금빛 용 두 마리….
조선 개국일인 8월 5일 국립중앙박물관에 조선실이 문을 연다. 1945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조선실이란 이름의 전시실이 생기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주제별로 조선시대 유물을 전시했던 것에서 벗어나 조선 건국부터 대한제국까지 시대별 흐름에 따라 전시공간을 재구성한 것이다.
조선실의 전시면적은 약 1200m².
전시는 1실 ‘조선의 건국과 제도정비’, 2실 ‘사림의 성장과 대외관계’, 3실 ‘새로운 질서의 모색’, 4실 ‘탕평과 문화의 전통’, 5실 ‘근대사회를 위한 노력’으로 이뤄진다. 전시 유물은 총 252건에 1100여 점.
1실은 조선 개국부터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고 찬란한 과학 문화를 성취하기까지의 과정을 유물로 보여준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 관상감 측우기와 돌 받침대, 한글 활자 등. 특별히 훈민정음 코너를 만들어 한글 창제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했다.
2실은 성리학이 발전해나가던 16세기, 조선의 지식인들인 사림의 정신문화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비들의 공간인 사랑방의 담백한 분위기를 재현하고 글과 그림, 과거 합격증과 합격자 명단 등을 통해 선비들의 내면을 만나보는 공간이다. 서원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경남 함양의 16세기 남계서원 모형도 만들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등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상흔도 전시한다. 3실은 전란을 극복한 뒤의 새로운 정치질서와 놀이 음식 화폐 같은 일상생활을 소개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4실에선 18세기 조선의 부흥기, 영조와 정조의 탕평과 문화정치, 실학 등 당시 사회문화의 변화상을 만날 수 있다. 영조 어진, 박지원의 ‘열하일기’, 어사 박문수의 초상화와 마패, 중인들의 서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자명종 원리를 이용해 만든 혼천시계 등을 전시한다. 5실은 대한제국기 유물들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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