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호응 바탕 장르 다양화 기대감-‘우드스탁’ 불발 등 졸속 기획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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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 한국 록 페스티벌 ‘빛과 그림자’

지난달 30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의 메인 무대인 ‘빅 톱 스테이지’ 앞에서 열광적으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주최사인 엠넷미디어는 축제가 열린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사흘간 관람객이 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 
제공 엠넷미디어
지난달 30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의 메인 무대인 ‘빅 톱 스테이지’ 앞에서 열광적으로 공연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주최사인 엠넷미디어는 축제가 열린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사흘간 관람객이 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 제공 엠넷미디어
7월 30일∼8월 1일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린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이 지난해보다 2만8000여 명 늘어난 8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은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신생 록 축제이지만 올해부터 엔터테인먼트 대기업인 엠넷미디어가 주최해 행사 진행이 매끄러운 편이었고 출연진도 호평을 받았다. 뮤즈, 펫샵보이스, 매시브어택 등 해외 뮤지션과 장기하와얼굴들, 브로콜리너마저 등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국내 인디밴드까지 총 40여 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해외 유명 뮤지션의 공연 소식은 상당수의 외국인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기여했다.

이보다 한 주 앞선 7월 23∼25일 인천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에 자리한 드림파크에서 열린 제5회 ‘2010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5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다. 젊은 록 마니아뿐 아니라 나들이를 즐기러 온 가족 관객, 수십 년 동안 록을 즐겨온 중년 관객도 불러들여 남녀노소가 즐기는 축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록 음악 시장과 음악 축제 환경이 척박한 국내에서 록 축제들이 잇달아 대중의 호응을 얻으며 자리잡아가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관객들은 자유롭게 축제를 즐기는 가운데서도 성숙한 질서의식을 보였다. 스탠딩으로 진행된 두 축제 모두 무대 앞 잔디밭에는 서서 몸을 흔들며 공연을 즐기는 관객과 돗자리를 깔고 편안하게 앉아 음악을 듣는 관객이 잘 어우러져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배순탁 대중음악평론가는 “10대들이 좋아하는 댄스곡 위주인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를 원하는 팬들이 록 축제를 찾고 있다”며 “록 축제가 자리 잡으면서 해외 인기 밴드를 섭외하게 된 것도 향유층이 넓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록 시장이 협소한 국내 현실에서 1주일 간격을 두고 대형 록축제가 몰리면서 부실 행사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6∼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더 피스 앳 더 DMZ 위드 아티 콘펠드, 더 파더 오브 우드스탁 69’는 개막 일주일을 앞둔 지난달 30일 돌연 취소됐다. 투자사가 계약을 위반하고 투자금을 입금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이 축제는 1969년 미국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기획했던 아티 콘펠드를 기획자로 앉히고 ‘한국판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내세웠다. 우드스탁코리아는 이 행사에 넥스트가 출연한다고 발표했으나 넥스트 측은 지난달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행사에 출연한다는 계약이나 합의가 없었으며 우드스탁코리아의 허위 광고일 뿐”이라고 밝혔다. 배순탁 대중음악평론가는 “산타나, 케리 힐슨 외에는 내세울 만한 출연진이 없었고 행사가 임박했는데도 홈페이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신뢰를 얻지 못하는 등 관객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시 및 공연기획사 아이예스컴과 함께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열어오던 공연기획사 옐로우나인이 별도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새로 차리고 같은 기간에 축제를 열어 팬들의 혼선을 빚은 바 있다.

이천·인천=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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