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흑, 굴욕을 견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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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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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영호 7단 ● 이원도 3단
예선결승 2국 5보(97∼125)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97부터 흑의 탈출이 시작됐지만 백 100까지 꾹꾹 누르자 기분 나쁜 모양이 됐다. 흑 105로 탈출로를 뚫어보려고 하지만 백 106을 막자 더는 전진할 수 없다. 흑 107은 살기 전에 일단 백 모양에 약점을 만들어두는 수.

흑으로서 다행인 것은 그나마 흑 109가 선수라는 점이다. 참고 1도 흑 1로 궁도를 넓히는 것은 안 된다. 백 2를 선수하고 4, 6으로 중앙을 잡으러 간다. 좌변 백이 잡히더라도 중앙 흑만 잡으면 백의 승리이기 때문이다.

흑 109가 선수임에도 백은 114, 116으로 딴청을 피운다. 특히 116은 흑 석 점의 연결을 끊고 있다.

흑 117로는 참고 2도 흑 1로 끊어가면 백 다섯 점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백 10까지 흑 두 점이 떨어지면 백이 너무 두터워져 승부처가 사라진다. 흑 117은 인내의 한 수. 흑 119까지 살았으나 옹색하기 짝이 없다.

흑 121로 ‘가’로 나오는 수를 노리는데 백은 아랑곳하지 않고 백 122로 흑 석 점을 끊어먹는다. 이곳이 끊기자 좌상 쪽에 거대한 백 집이 생겼다. 이건 흑 집 전체를 합친 것을 능가한다.

흑 125는 ‘가’로 나오기 전에 원군을 만들어두려는 것. 백이 어떤 식으로든 응수할 때 ‘가’로 나올 참이다. 백은 아까 손을 뺄 때 이미 ‘가’로 나오는 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혹시 흑의 묘수가 없는지 점검하느라 장고에 빠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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