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구미호는 정통 사극으로 봐야 제 맛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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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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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구미호 여우누이뎐’ 한은정

빨간 드레스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한은정. 예전엔 보라색을 좋아했다는 그는 “보라색 옷을 입으면 손해 볼 일이 많고, 빨간색을 입어야 성공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요즘은 속옷도 빨간색으로 고른다고 귀띔했다. 양회성 기자
빨간 드레스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난 한은정. 예전엔 보라색을 좋아했다는 그는 “보라색 옷을 입으면 손해 볼 일이 많고, 빨간색을 입어야 성공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요즘은 속옷도 빨간색으로 고른다고 귀띔했다. 양회성 기자
‘우먼 인 레드(woman in red)’.

까무잡잡한 피부에 진빨강 미니드레스를 걸친 배우 한은정(30)에게선 감출 수 없는 섹시함이 느껴졌다. KBS 2TV 월화드라마 ‘구미호 여우누이뎐’(이하 구미호) 제작발표회 직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위해 빨강 드레스로 갈아입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듯했다.

“컬러 세러피스트가 저는 빨간색을 입어야 힘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새 작품에서도 구미호의 눈물을 상징하는 빨간색 저고리나 고름, 띠가 많이 등장해요.”

5일 처음 방영된 ‘구미호’에서 그는 인간이 되려고 10년을 기다렸으나 뜻을 이루기 하루 전 남편이 비밀을 누설하는 바람에 평생을 구미호로 살아야 하는 구산댁으로 나온다. 구산댁이 반인반수인 열 살배기 딸 연이에게 베푸는 모성애가 드라마의 주제라는 점이 예전 구미호 드라마와의 차이다.

“다행히 딸 역할을 맡은 유정이(김유정·11)와 대화가 잘 통해요. 아까 제작발표회 때도 귓속말로 ‘엄마, 멍 때리고 있으면 사진 찍혀요”라고 조언해줬어요.”

한여름 안방극장의 단골손님, 구미호 역할은 지금까지 당대 최고 여배우들의 차지였다. 한혜숙, 장미희, 송윤아, 고소영, 김태희, 한예슬 등 역대 구미호 선배들을 벤치마킹한 점은 없을까.

구미호로 ‘1단계’ 변신한 한은정. 얼굴을 마스크로 완전히 뒤덮는 ‘3단계’까지 분장하는데는 2시간 반이나 걸린다. 사진 제공 KBSi
구미호로 ‘1단계’ 변신한 한은정. 얼굴을 마스크로 완전히 뒤덮는 ‘3단계’까지 분장하는데는 2시간 반이나 걸린다. 사진 제공 KBSi
“감독님이 오히려 기존의 구미호는 완전히 잊으라고 주문했어요. 정형화된 이미지를 탈피하자는 거죠. 집중력이 필요한 신이 많아 정말 쉽지 않은 작품인데 저 역시 ‘구미호’를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연기자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다음 달 방영 예정인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역시 구미호 역을 맡은 신민아(26)와의 연기 대결도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드라마의 초반 부분 촬영 장소가 우리와 비슷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서로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장르가 달라 다행이죠. 그래도 구미호는 정통 사극이 제 맛이니 저희 쪽이 더 흥행 확률이 높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긴 한데…. 하하. 외형상 어떤 배우가 더 구미호와 어울리는지보다 어떤 작품이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지는지가 관건이겠죠.”

한은정은 드라마 ‘풀하우스’ ‘서울 1945’ ‘신데렐라 맨’과 영화 ‘신기전’ 등을 통해 시트콤, 현대극, 시대극, 사극을 두루 경험했다. 그중에서도 과정이 고생스러운 만큼 보람도 큰 사극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고. 이번 작품에서도 첫 회에 등장한 호랑이와의 싸움 장면 하나를 위해 사흘 꼬박 200커트를 촬영했다. 실리콘을 이용해 코와 입 모양을 여우처럼 보이도록 하는 구미호 분장에만도 매번 2시간 반이 걸린다.

“예뻐 보이려 애쓰지 않으려고요. 구미호의 섹시미도 외모가 아닌 연기로 표현할 겁니다.”

이런 각오 덕분인지 첫 방송 이후 그가 구미호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호의적인 시청자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한은정은 도회적이고 새침한 이미지와는 달리 무척 털털했다. 과거 출연작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서울 1945’를 꼽으면서 “찍을 때 워낙 개고생을 해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제 막 서른이 된 여배우의 여유일까. 몸도 예전 같지 않고 피부 재생 속도도 느려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몸짱’ 스타답게 미모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남달랐다. 틈날 때마다 한강시민공원을 달리거나 청계산에 오르고 얼굴에 팩을 달고 사는 것은 기본. 바른 자세를 위해 집에서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는 함부로 드러누워 있지 않는다.

그는 2010년을 연기 변신의 해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운 것도 많지만 일하기에 급급해 똑같은 연기를 되풀이하지 않았는지 반성했다는 것.

“따뜻한 모정과 서늘한 공포를 동시에 보여줄 색다른 구미호를 기대해 달라”는 것이 빨간 드레스의 ‘핫’함과 털털한 ‘쿨’함을 동시에 가진 한은정의 당부였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 위 기사의 풀버전은 동아닷컴 오감만족 O₂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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