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설탕 공예’로 소중한 추억을 오래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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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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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문화센터 강좌 인기
여성창업 유망 분야로도 꼽혀

설탕 반죽에 색을 입혀 꽃은 물론 케이크 장식, 인테리어용품 등을 만드는 설탕공예(슈거 크래프트)가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월드 나성주 파티셰가 설탕 공예품에 마무리 장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설탕 반죽에 색을 입혀 꽃은 물론 케이크 장식, 인테리어용품 등을 만드는 설탕공예(슈거 크래프트)가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월드 나성주 파티셰가 설탕 공예품에 마무리 장식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롯데호텔
“설탕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 나중에 먹을 수도 있다.”

이 말을 듣고 혹시 추억의 ‘달고나’부터 떠올렸다면 일단 자신의 ‘트렌드 감각’을 의심해야 한다. 설탕을 활용하는 요즘의 대세는 ‘슈거 크래프트(설탕 공예)’다. 물론 슈거 크래프트를 달고나의 창조적 재해석, 달고나의 업그레이드라고도 볼 수는 있다.

○ 영국 왕실의 케이크 장식부터 유래

슈거 크래프트는 설탕을 반죽해 색을 넣고 모양을 만드는 설탕 공예 작업을 뜻한다. 꽃, 인형, 옷, 모자 등 설탕 반죽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다. ‘먹을 수 있는 지점토’라고 생각하면 된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슈거 크래프트를 배운 임선영 씨(42)는 “얼마 전 설탕을 재료로 유리 구두를 만들기도 했다”며 “설탕이 주는 독특한 질감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슈거 크래프트는 영국 왕실의 케이크 장식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파티 문화와 함께 화려하게 꽃을 피운 분야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많은 여성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케이크와 각종 장식품을 슈거 크래프트를 배워 직접 만드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것. 또 여성이 쉽게 할 수 있는 창업 분야로도 각광 받고 있다. 케이크 데코레이션, 디저트 데코레이션 등 푸드 데코레이션과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손재주가 좋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슈거 크래프트가 세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롯데호텔월드 베이커리의 나성주 파티셰(41)는 2008년 독일 에르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요리 올림픽 대회’에서 슈거 크래프트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나 씨는 “설탕을 통해 한국 공예의 미적 수준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슈거 크래프트는 기본적으로 설탕 반죽으로 아름다운 꽃이나 케이크 장식품, 인테리어 용품을 만드는 공예를 말하는데 넓게는 반죽의 농도를 달리해 그릇이나 조각 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슈거 크래프트로 제작한 웨딩 케이크, 돌 케이크 등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특성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설탕으로 만든 꽃인 ‘슈거 플라워’ 역시 실제 꽃과 근접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공예이며 습기만 주의한다면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공방이나 문화센터에서 배울 수 있어

설탕 공예 공방에서 수강생들이 공예품을 만드는 실습에 한창이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설탕 공예 공방에서 수강생들이 공예품을 만드는 실습에 한창이다. 사진 제공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
슈거 크래프트를 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반죽(폰던트)은 슈거 파우더, 젤라틴 분말, 물, 물엿, 버터 또는 쇼트닝 약간, 계란 흰자 등을 섞어 비닐 팩이나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에서 하루 정도 숙성시킨 후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사실 이 과정이 가장 어렵다. 이 때문에 이미 반죽된 상품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손쉽게 재료와 도구들을 사 집에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품들의 구입도 쉬워졌다. 슈거 크래프트 도구와 재료들은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많이 수입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슈거 크래프트는 전문 기관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나 손쉽게 배울 수 있다.

설탕 공예로 만든 웨딩 케이크.
설탕 공예로 만든 웨딩 케이크.
외국의 슈거 크래프트 양성 기관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슈거 크래프트 전문가들이 학원이나 문화센터에서 슈거 크래프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양성된 ‘슈거 크래프터’들이 다시 소규모 점포나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강의를 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문화센터에서 슈거 크래프트 강의를 진행하는 강예림 강사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배우면 창업이 가능하다”며 “체력 소모가 적고 시간이나 장소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 장점이 있어 기혼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뽑은 이색적인 유망 직종으로 ‘슈거 크래프터’가 꼽힌 적이 있을 정도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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