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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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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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김기용 5단
예선 결승 1국 4보(69∼92)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를 보면 최철한 9단이 높이 날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변과 우하 쪽의 대마 몰이는 달콤한 유혹이다. 최 9단은 이에 도취되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 판 전체를 조망하고 있다. 백이 성급하게 달려들지 않으니 초조한 쪽은 흑이다. 상대가 전열을 정비하지 않고 덤벼야 역습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백이 적절한 순간에 완급을 조절하며 틈을 보이지 않는다.

백 ○에 대해 흑이 72의 자리를 보강하면 중앙과 우하 흑 돌이 연결되면서 안정된다. 그러나 이것은 목숨만 부지했을 뿐 미래가 없다. 백이 상변으로 뛰어들면 당장 집 부족에 걸린다. 흑 71의 반발은 백의 발목을 끝까지 잡겠다는 뜻이다.

최 9단은 흑의 반발에 상관없이 예정된 길을 간다. 백 72, 76으로 대마를 끊는다. 흑은 일단 우하부터 살려야 한다. 흑 81, 83은 그냥 선수가 아니라 나중에 한 집 낼 곳을 마련하는 수. 이어 흑 85, 87로 완생했다. 이젠 중앙 흑이 관건이다.

최 9단은 또 한번 템포를 늦춘다. 흑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백 88로 후방 보급로부터 단속한다. 흑도 버틴다. 흑 89로 상변을 지키며 벼랑 끝 전술을 택한다. 중앙은 알아서 공격하라는 뜻.

최 9단도 칼을 뽑았다. 백 92가 강렬한 공격수. 참고도 흑 1, 3으로 반발하는 건 백 4 다음 흑의 응수가 없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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