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백병전과 함포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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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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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김기용 5단
예선 결승 1국 3보(48∼68) 덤 6집 반 각 3시간

하변에서 좌변으로 이어지는 흑 대마가 사는 건 어렵지 않다. 대마 주변의 공간이 넓어 운신의 폭도 넓기 때문이다. 그래도 백 50, 52로 외부 진출로가 막히자 갑갑하다.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갇혀서 좋을 게 없다.

하변 흑이 57의 맥을 구사하며 사는 모양을 갖췄다. 최철한 9단은 여기서 손을 돌려 백 60으로 새로운 사냥감을 몰아가기 시작한다. 우변 대마도 마찬가지다.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다만 손해 보지 않고 살아야 한다.

흑 61은 흑 대마를 살리기 전에 백의 응수를 묻는 수. 엉뚱해 보이지만 백 62가 절대의 한 수라고 볼 때 흑 63을 선수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흑 67 때 백도 응수하기 곤란하다. 그냥 67의 아래쪽을 막으면 ‘가’로 단수치는 수가 강력해진다.

최 9단은 손을 뺀다. 아직은 공격으로 얻은 것이 없다. 흐름은 좋지만 현찰을 손에 쥔 건 아니다. 백은 백병전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백 68로 멀리서 함포 사격부터 시작한다. 이 같은 완급조절이 정상급 기사에겐 꼭 필요한 덕목이다.

백이 손을 뺐다고 흑이 한가하게 참고 2도 흑 1로 상변을 지켰다가는 곡소리 난다. 백 6으로 끊고 흑이 우변을 살릴 때 백 12로 씌워가면 이번엔 중앙 흑의 생명이 위험하다. 바둑이 겉보기엔 복잡하지 않지만 속으로 수많은 복선을 깐 채 흘러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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