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 있는 보수’ 김일영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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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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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과 부국’ 등 유고집 두권 나와
연내 논문집-번역서도 출간 계획

한국 현대사 인식의 좌편향을 바로잡는 데 헌신해오다 지난해 11월 49세의 나이로 타계한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의 유고집 두권이 나왔다.

이성적 보수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그의 글 78편을 모은 ‘품격 있는 보수를 꿈꾸다’(이담)와 이승만 정권부터 박정희 정권까지의 현대사를 비교사적 방법론을 통해 객관적으로 서술한 ‘건국과 부국’ 개정판(기파랑). 이들 유고집은 김 교수의 학자적 역량을 기리기 위해 선후배 학자와 지인 등 10여 명이 올해 초 결성한 김일영유고간행위원회(위원장 김도종 명지대 교수)가 펴냈다.

한국현대정치를 전공한 김 교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1차 사료를 통해 치밀하고 객관적으로 연구한 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나아갈 길에 대해 합리적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 사회비평가이기도 했다.

칼럼집 ‘품격 있는 보수를 꿈꾸다’에 실린 그의 글은 지금도 유효하다. 김 교수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동아일보 2008년 12월 30일자)에서 “촛불 시위는 사회공동체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적 권위가 사라진 초기 현상”으로 해석하고 “작지만 강하고 능력 있는 국가와 강하지만 책임 있는 (시민)사회의 조합을 지향하면서 민주화 시대의 부정적 유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국과 부국’ 개정판은 생전에 고인이 개정을 위해 절판시켰던 책을 그의 부분 수정 원고를 바탕으로 복간시킨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사실 나열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이승만 정권 붕괴, 4·19혁명으로 얻은 민주주의 유산, 박정희 정권의 발전국가 모델 등 국제 정치계의 판도와 정권별 국가의 형태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간행위원회는 올해 안에 김 교수의 논문집 두권, 그가 번역한 미국 하버드대 교수 닐 퍼거슨의 ‘Colossus(거상·巨像)’를 유고집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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