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봄바람처럼… 회오리처럼… 성민제, 혼신의 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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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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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교향악축제’ 초반부악단 합주
★★★★ 협연 ★★★★☆ 선곡 ★★★

교향악축제 2일 공연에서 베이시스트 성민제 씨(왼쪽)가 이택주 씨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보테시니의 더블베이스 협주곡을 
협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 2일 공연에서 베이시스트 성민제 씨(왼쪽)가 이택주 씨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보테시니의 더블베이스 협주곡을 협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 예술의 전당
올해도 어김없이 봄과 함께 시작된 서울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 올해는 강한 내공을 지닌 건장한 청년의 모습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었다. 1일 대구시향의 연주를 시작으로 4회 연주 중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이 3회나 연주된 것이다. 각 단체가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소통했으면 좋았을 텐데, 청중의 선택권을 고려할 여유가 없었던 듯하다.

올해 축제 전반부에서 주목받은 연주자는 2일 KBS교향악단과 보테시니의 더블베이스 협주곡을 협연한 21세의 성민제 씨다. 큰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화려한 몸짓과 날렵한 운지의 도약으로 멋진 연주를 보여주는 모습에 청중은 넋을 잃고 몰입했다. 1일(대구시향)과 4일(마산시향) 무대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진 김민재 씨는 솔리스트로서 친숙한 연주가는 아니지만 출중한 경력과 실력을 갖췄다. 김혜진 씨는 ‘내 손은 작지만 작고 얇은 만큼 유연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 만큼 감상적인 브루흐 바이올린협주곡 g단조를 이성적인 해석과 차분함으로 소화했다. 2악장 중간 부분에서 관악기와 솔리스트의 화음이 한때 불안했지만 곽승 지휘자의 노련함으로 곧 제자리를 찾았다. 김민재 씨는 자신의 밝고 화려한 성격을 반영하듯 랄로의 스페인교향곡을 선택해 세련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3일 인천시향과 협연한 피아니스트 최희연 씨는 1998년 마리아칼라스 콩쿠르에서 예선 곡으로 연주했던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협연곡으로 택했다. 그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큰 밑그림이 보인다고 말했다. 2악장에서 솔로 관악기들과 피아노가 함께 엮어가는 부분에 속도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 에코처럼 들리는 부분이 옥에 티였지만 진지하게 무게를 담아내는 여유로움과, 사이사이 비치는 섬세함 및 깔끔한 손동작이 그만의 색채를 연출했다.

매일 다른 교향악단들과 함께하는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여러 지휘자와의 만남이다. 대구시향을 지휘한 곽승 씨는 노련하고 안정적인 편안함을 보여주었고 KBS교향악단을 지휘한 이택주 씨는 꼼꼼하고 정확한 해석으로 승부했다. 마산시향을 지휘한 백진현 씨는 열정적이고 때론 다정다감한 몸짓을 연출했다. 시각적으로 가장 눈에 띈 지휘자는 인천시향을 지휘한 천쭤황 씨였다. 지휘대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며 큰 발동작으로 움직였고 몸을 거의 180도로 돌려 사인을 주며 역동적인 연주를 이끌었다.

윤전경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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