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아침부터 밤까지 내 몸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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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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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사생활/제니퍼 애커먼 지음·이수연 옮김/280쪽·1만2800원·북섬

“나는 내 몸, 내가 묶여 있는 이 물질을 경외한다.”

자연주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우리 몸의 신비를 이렇게 예찬했다. 하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이 우리는 산의 높이와 별의 경로에는 놀라워하지만 몸속의 기적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할 땐 자기 몸의 존재조차 거의 잊고 살다가 몸에 이상이 생길 때만 얌체처럼 관심을 가진다.

미국의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우리 몸의 일상적 활동에 주목한다. 하루 일과를 아침, 한낮, 오후, 저녁, 밤으로 나눠 몸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흥미로운 일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중국 동북부 오지의 낡은 군용 막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끓는 물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메마른 커피 가루를 씹으며 흡족해할 정도로 대단한 커피 중독자다. 아침에 진한 커피 두 잔을 그 자리에서 마셔야 몽롱한 정신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처럼 카페인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것보다 55g의 커피(종이컵 반 잔 분량)를 매시간 마시는 게 피로와 싸우고 인지기능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음식에서 더 큰 보상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원들이 여성과 남성 각 22명을 36시간 동안 금식시킨 뒤 유동식을 먹이고 두뇌 활동을 관찰했다. 금식 중일 땐 모든 피실험자들이 배고픔을 관장하는 시상하부에서 혈액의 흐름이 훨씬 풍부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굶주린 남성들은 감정을 주관하는 두뇌의 부가장자리엽(paralimbic) 영역에서 굶주린 여성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남성은 또 배불리 먹었을 때는 보상처리와 관련된 전두엽 피질 부위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나타냈다.

저자는 살을 빼려면 저녁보다는 아침에 먹는 게 좋다고 주장한다. 위에서 저녁식사를 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침식사 때보다 약 50% 더 길다. 미네소타대의 프란츠 할베르크 씨는 “몸이 저녁보다 아침에 더 빨리 탄수화물을 연소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매일 2000Cal를 하루 한 끼 아침식사로만 먹으면 체중이 줄지만 똑같은 칼로리를 저녁시간에 먹으면 살이 찔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는 향수보다 겨드랑이 냄새가 이성을 성적으로 더 자극한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소개한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겨드랑이가 냄새 발산에 이상적인 부위라는 것이다. 미국 모넬센터의 찰스 위소키 씨는 겨드랑이를 “따뜻해서 쉽게 냄새를 퍼뜨리고 상대방의 코와 거의 같은 높이에 있으며 확산 표면적을 상당히 넓힐 수 있는 체모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겨드랑이 냄새는 흥분은커녕 불쾌감을 유발할 뿐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의 멜 로젠버그 씨는 “버스, 엘리베이터 등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은밀한 겨드랑이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는 현대문명 생활의 습관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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