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유용한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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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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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변에 어지럽게 널린 백돌이 어떻게 수습되느냐가 중반전의 고비다. 백돌이 모조리 죽을 것 같진 않지만 흑 진을 어느 정도 파괴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것이다.

흑 91, 93으로 우상 귀부터 확보한 것은 이창호 9단이 준비하고 있던 최강의 대응책이다. 흑 93으로 참고도 흑 1처럼 이어 상변을 차지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백의 함정에 걸려들게 된다. 백 2로 젖혀 두고 4로 움직이는 것이 ‘끝내주는’ 수순. 백 8까지 흑의 다음 수가 없다.

백 94, 96으로 상변을 관통하면서 빠져나와 백도 할 만큼 한 상황. 형세는 여전히 흑이 유리하지만 백도 흑을 놓치지 않고 계속 쫓아가고 있다.

백 98로 끊고 백 100으로 나오는 것은 수순의 맥. 흑 돌을 무겁게 해 쉽게 버릴 수 없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흑 101로 단수 치고 흑 103으로 나온 것도 똑같은 의미. 접근전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수법이다.

이 9단은 반면을 조심스레 둘러보더니 흑 107로 두텁게 백 두 점을 잡는다. 일단 기분 좋은 수. 이로써 실리의 우위는 확실하게 굳혔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여유 있는 진행이 괜찮을까. 예를 들어 실전처럼 백이 108로 늘어 좌상 흑 넉 점을 잡으려고 한다면? 이 흑 돌이 밖으로 탈출할 방법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면 자체적으로 살길이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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