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백돌에 탄력이 붙다

  • 동아일보

○ 김형우 4단 ● 주형욱 5단
본선 8강 3국 7보(98∼112) 덤 6집 반 각 3시간

김형우 4단은 백 98과 흑 99를 교환하고 잠시 숨을 고른다. 이 백 말의 생사가 승부를 가른다. 쉽게 죽을 돌은 아니다. 하지만 백은 한 수만 삐끗해도 승부가 끝날 수 있어 부담이 크다. 반면 흑은 살려줘도 적당히 이득을 보거나 패를 내면 성공이다. 김승준 9단은 “흑 모양이 너무 두터워 흑이 실수하지 않는 한 그냥 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변화의 갈래가 너무 많아 완벽한 수읽기는 불가능하다. 기본적 수읽기에 평소의 감각을 더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일단 백 100으로 붙여 돌에 탄력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흑 101, 103을 본 김 4단은 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런 수로 흑이 조금씩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먼저 떠오르는 수는 참고도 백 1이다. 이곳을 흑에게 당하면 눈 모양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흑 2의 단수가 송곳과 같은 수로 변에서 집을 낼 수 없다. 백 3, 5의 탈출 시도도 흑 6으로 안 된다.

백이 숙고 끝에 내놓은 수는 104로 지금 상황에선 최선. 흑 105를 당하더라도 백 106을 선수할 수 있어 백돌에 탄력이 붙고 있다.

백은 어떻게든 우변에서 삶의 궁도를 마련해야 할 것 같은데 백 112로 중앙까지 돌본다. 욕심 사나운 수 같지만 선수다. 자, 어떻게 선수가 되는지 알아보자.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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