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대세와 동떨어진 실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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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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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조혜연 8단
본선 16강 7국 2보(34∼55)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35로 다가오자 홍기표 4단은 가볍게 백 36을 선수하려고 한다. 흑이 40의 곳에 둘 것으로 기대한 것. 하지만 일방적 수읽기였다. 흑 37로 끊은 수가 나태한 백 36의 잘못을 제대로 응징하고 있다.

백 40으로 찔렀지만 흑 41로 넘어가자 백은 한 일이 없다. 공연히 백 36, 40만 공중에 뜬 꼴이다. 백 36으론 참고도 백 1로 지키고 3, 5로 발빠르게 뒀으면 팽팽한 형세였다.

백 42의 어깨짚음은 시급하고 당연한 곳. 이곳 언저리를 흑에게 먼저 당하면 회복 불능이다. 백 46 이후 흑이 ‘가’로 달리면 이곳 모양은 정리된다. 조 8단은 ‘가’에 앞서 흑 47, 49를 선수한다. 흑의 권리이자 기민한 활용이라고 칭찬할 만하다. 흑 51도 절대 선수니까 나무랄 데가 없다.

자, 이젠 ‘가’에 둬 좌변 모양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 그런데 조 8단의 손길은 엉뚱하게 우상귀로 향했다. 흑 53, 55의 젖혀 이은 수순이 좀 전에 벌어놓은 우세를 한순간에 날린 것은 물론 불리하게까지 만든 대실착이었다. 흑 53, 55는 실리를 벌면서 우상 흑을 확실히 안정시키고 백 귀의 패 맛을 노리는 일석삼조의 수라고 판단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대세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수였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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