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예술사로 배우는 서양 음악 주제별로 즐기는 세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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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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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하임 가는 길/정준호 지음/452쪽·2만5000원·삼우반

◇너 음악회 가봤니?/류준하 지음/436쪽·1만9500원·현암사

음악사는 길고 걸작은 많다. 듣도 보도 못한 명선율과 명곡이 세상에 가득하다. 그러나 음악사의 줄기를 이루는 기본 명곡 목록을 훑고 나면 ‘레퍼토리 확장’도 문득 벽에 부닥치게 마련. 두 권의 책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미끼를 쉴 새 없이 던지면서 음악사의 중심에서 변방까지 너른 명곡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이젠하임…’은 서양 음악사와 이를 둘러싼 다른 여러 장르의 예술사를 교직(交織)하면서 다양한 시대의 예술적 이념을 펼쳐 보인다. 1부를 예로 들면 독일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이젠하임 제단화’에서 시작해 그뤼네발트를 주인공으로 한 힌데미트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그뤼네발트의 그림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브람스나 드뷔시의 음악작품에서는 어떻게 소개되는지를 짚어보는 식이다. 그뤼네발트와 동시대인인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회화작품이 힌데미트와 동시대인인 마르티누의 음악작품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도 비교한다. 이처럼 예술사를 종횡으로 누비는 다섯 개의 ‘링크’가 책의 전 5부를 이룬다. 저자는 ‘그라머폰 코리아’ 편집장을 지냈고 KBS 클래식FM ‘FM 실황음악’을 진행 중이다.

‘너 음악회…’는 개성 있는 선율, 돋보이는 형식, 최고의 연주가, 작곡가의 생애, 지리적 특징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 감상용 명곡의 저변을 넓힌다. 제목만 보면 초보자용 음악 안내서로 보이지만, 웬만한 레퍼토리를 꿰고 있는 ‘고수’들에게도 효용가치가 높을 책이다. 푸치니 현악사중주 ‘크리산테미’나 레스피기 ‘새 모음곡’처럼 유명한 작곡가가 쓴, 덜 알려졌지만 매혹적인 곡도 만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 민요, 대중적 춤곡, 팝 레퍼토리까지 소개한다. 음악 초보자와 상식이 풍부한 애호가, 진지한 마니아 세 사람의 대담 형식을 빌려 쉽게 읽힌다.

책에 귀를 대보았자 선율이 들릴 리는 없다. ‘너 음악회…’는 각 장에 추천 음반을 앨범 표지와 함께 소개했다. ‘이젠하임…’은 책에서 다룬 음악을 별도 CD로 발매했다. 저자가 전작인 ‘말이 먼저 음악이 먼저’에 소개한 작품들도 CD에 담았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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