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아이의 ‘멍든 마음’ 그냥 두면 안돼요…‘슬픈 아이들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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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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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 아이들의 심리학/제니스 디 치아코 지음·정연희 옮김/216쪽·1만2000원·휴먼앤북스


저자는 미국의 임상 심리학자다. 그는 30년간 형제나 친구의 죽음, 자폐증,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 등을 경험한 아이들과 가족들을 상담했다. 그는 이 책에서 소중한 사람을 잃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치유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아이들의 뇌가 생후 2년 동안 그 이후에 비해 3배 가까운 속도로 성장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회적, 정서적 박탈은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며 “초기의 트라우마는 적절한 양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뒷날 행동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생후 18개월 된 헨리는 엄마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곰돌이 인형에게 집착한다. 헨리는 심하게 몸을 흔들고 머리를 광적으로 부딪치는가 하면 뭔가를 빠르게 빨아댄다.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 자극을 받으면 평정을 유지하지 못한다.

아이들은 상실에 대처할 만큼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 휴먼앤북스
아이들은 상실에 대처할 만큼 뇌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 휴먼앤북스
저자는 헨리에게 마사지를 권한다. 옷을 벗겨서 담요나 수건으로 따듯하게 감싸고 다리부터 천천히 만져주면서 아이의 반응을 관찰하라고 말한다.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하면 아이의 긴장 완화에 좋다는 것이다.

사라는 3세 때 어머니를 잃은 뒤 청소년기까지 악몽에 시달렸다. 젊은 여자가 분홍 드레스를 입고 관속에 누워 있는 꿈을 계속 꾸었다. 사라는 자주 배가 아프다고 투정을 부리고 갑작스럽게 화를 낸다.

저자는 사라에게 아로마테라피를 추천한다. 손목 등에 바른 아로마 분자들은 비강에서 뇌의 변연계까지 이동하면서 혈류 속으로 흡수된다. 분자들은 편도체(두려움과 트라우마의 기억센터)를 진정시키고, 교감계와 부교감계를 안정시킨다.

16세 해나는 어머니를 잃고 동생 돌보기, 세탁, 장보기 등 집안일에 바쁘다. 바쁘다 보면 슬픈 감정을 잊을 줄 알았는데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 청소년기의 호르몬 변화도 우울증의 한 원인이었다.

저자는 청소년인 해나에게 스토리텔링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영화, 소설 등 이아기를 나누다 보면 인지능력이 확장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머니를 애도하는 데 수반되는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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