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34>子貢이 問曰, 何如라야 斯可謂之士矣…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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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路(자로)’의 이 章은 선비의 자질에 대해 말했다. 자공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공자는 선비를 세 등급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등급은 부끄러움을 알아 자기 자신을 단속하고 외국에 나가 사신으로서의 重任(중임)을 제대로 수행하는 부류다.

何如는 ‘어떠하다’, 斯는 ‘이에’의 뜻을 지닌다. 士는 자기를 닦아나가는 자율적 인간을 가리킨다. 行己는 자기 몸을 단속하는 일로 處身(처신)과 유사하다. 行己有恥는 부끄러움을 알아 몸가짐을 단속하거나 학문과 수양이 남에게 못 미침을 부끄러워해서 노력함을 말한다. 여기서는 앞의 뜻으로 풀었다. 使於四方은 사방의 다른 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것을 말한다. 외국에 사신 가는 일은 벼슬 사는 선비가 맡아야 할 극히 중대하면서도 화려한 임무였다. 不辱君命은 예의를 잃고 말을 잘못해서 사신의 임무를 그르침으로써 군주의 명령을 욕되게 함이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남에게 미치지 못함을 깨닫고 부끄러워하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감정 반응이다. 恥는 耳와 心으로 이뤄져 있다. 마음에 부끄러운 것이 있으면 귀가 빨갛게 되는 데서 이 글자로 부끄러워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맹자’의 ‘盡心(진심)·상’편에는 ‘사람은 수치가 없으면 안 된다. 수치스러운 마음이 없음을 수치스럽게 여기면 수치스러운 행위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수치스러운 마음이 없어져서 도덕적 불감증에 걸리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각성해야 할 때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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