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도움이 필요한 곳을 알려주는 카드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메신저/마커스 주삭 지음·정영목 옮김/476쪽·1만2000원·문학동네

법적 연령 미달의 열아홉 살 택시운전사 에드 케네디. 도시 변두리 허름한 판잣집에 세 들어 살며 평범하고 별 볼일 없는 친구들과 어울려 카드 게임을 하는 것으로 소일하며 지낸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일이 찾아온다. 친구들과 함께 은행에 간 날, 강도와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강도는 그들보다 더 무능력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하는 강도를 얼떨결에 잡으면서, 에드는 지역의 영웅이 된다.

그때부터 에드에게 주소와 시간이 적힌 카드가 배달된다. 처음에는 주변인들의 장난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에드는 점차 이 카드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하나의 임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카드에 적힌 주소를 차례대로 찾아가면서 오래전 전쟁터에서 죽은 남편을 기다리는 늙은 여인, 새벽마다 맨발로 운동장을 뛰는 소녀 등을 만나게 된다. 누구도 찾지 않는 성당 때문에 고민하는 신부, 환영받지 못하는 이민자 가족 등 에드는 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하면서 그들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준다. 타인의 삶에 활력을 주며 자신의 삶 역시 변화해 가는 것을 느끼는 에드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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