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후의 해처럼 변화의 순간 담았죠”

  • 입력 2009년 4월 21일 02시 45분


재즈 디바 마들렌 페이루

3집음반 ‘베어본즈’ 나와

‘추억의 먼지 냄새가 소복한 아련한 음색.’

여성 재즈가수 마들렌 페이루가 3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 ‘베어 본즈(Bare Bones)’가 국내에서 나왔다. ‘빌리 홀리데이의 재림’ ‘포스트(post) 빌리’라고 불리는 페이루는 백인인데도 홀리데이를 닮은 음색으로 데뷔 때부터 주목받은 가수다. ‘케어리스 러브’(2004년) 등 4장의 앨범만으로 노라 존스 이후 가장 주목받는 재즈 디바로 성장했다.

총 11곡이 담긴 새 음반 ‘베어 본즈’는 여러모로 뜻 깊은 앨범이다. 2006년 ‘하프 더 퍼펙트 월드’ 이후 3년 만에 선보인 짙은 호소력은 여전히 그윽하다. 이전 앨범들을 기존 재즈 레퍼토리 곡들로 채운 데 비해 이번 앨범의 수록곡은 모두 직접 작사 작곡한 것이다. 페이루도 “나 자신이 쌓아올린 삶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면서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들다보니 마치 첫 앨범을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기타가 중심이 된 담백한 사운드도 눈에 띈다. 재즈인데도 포크 색채가 뚜렷하다. 그런 편안함 속에 ‘아이 머스트 비 세이브드’나 ‘홈리스 해피니스’처럼 소박한 행복을 노래하는 곡과 ‘리더 오브 티어스’ ‘러브 앤드 트리처리’처럼 슬픈 아픔이 담긴 노래가 공존한다. 페이루 자신도 이런 공존을 “비가 그치고 해가 나는 것처럼 어떤 투쟁에서 빠져나오는 변화의 순간”이라 불렀다. 서정적인 멜로디 속에 담긴 우울과 희망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