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떡볶이, 세계적 요리로 성공할 것”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치즈-야채-고기 등 어떤 재료와도 잘어울려

요리사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 중 하나가 바로 현지의 문화와 음식을 존경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이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방문하는 나라마다 길거리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길거리 음식은 종류에 관계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들이기도 하다. 현지인들의 가장 대중적인 입맛과 문화,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그 무엇’이 길거리 음식에는 모두 녹아 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음식에 정통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떡볶이는 맛보는 순간부터 나를 매혹시켰다. 가장 유명하다는 신당동 떡볶이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지만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만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 아닌 떡볶이가 가진 무한한 포용성 때문이다. 치즈나 야채, 고기뿐만 아니라 라면과 생선까지…. 떡볶이는 어떤 재료를 함께 넣어도 그 재료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맛을 전해 주는 힘이 있는 음식이다.

처음 떡볶이를 맛볼 때 머릿속에 생각난 요리가 있다. 이탈리아 음식인 ‘뇨키’(감자, 치즈, 밀가루를 반죽한 뒤 삶아 각종 소스를 부어 먹는 요리)다. 감자 대신 호박을 사용하거나 어떤 소스를 쓰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뇨키처럼 떡볶이도 재료와 맛을 다양화한다면 얼마든지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가래떡이 주는 질긴 느낌 등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조금 더 ‘현지화’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부분들만 신경 쓴다면 떡볶이는 분명 한국 사람들의 사랑만 받는 ‘국민 음식’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음식’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 키아란 히키(44) 씨는

W서울워커힐 호텔의 총주방장으로 특히 떡볶이에 관심이 많은 한식 애호가. 국내 호텔 총주방장 중에서는 드문 아일랜드 출신으로 영국 런던, 미국 뉴욕, 터키 이스탄불 등 세계 각국의 포시즌스 호텔에서 요리사 경력을 쌓았다. 이스탄불 포시즌스에서 총주방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스탄불 유명 레스토랑 가이드북인 ‘자가트’가 선정하는 ‘2001년 이스탄불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고. 현재는 W호텔의 모든 레스토랑을 관장하며 호텔 연회행사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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