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앨범은 일종의 일기… 솔직한 마음 그대로 전하고싶어”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최근 4집 앨범 ‘언덕’을 발표한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은 “진짜와 가짜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내가 진짜라고 믿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최근 4집 앨범 ‘언덕’을 발표한 ‘올라이즈밴드’ 우승민은 “진짜와 가짜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내가 진짜라고 믿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올라이즈밴드’ 우승민, 4년만에 4집 ‘언덕’ 발표

“저 친구, 개그맨 아니었어?”

‘올라이즈밴드’ 우승민(34·사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경상도 사투리와 툭툭 내뱉는 엉뚱한 말로 시청자를 웃기던 그가 가수라니. 하지만 그가 화면 속에서 메고 있던 기타는 콘셉트가 아니다. ‘인디 계열에선 아는 사람은 다 아는’ 9년차 뮤지션.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모든 악기 연주와 녹음까지 혼자 다하는 1인 밴드다.

그가 4집 음반 ‘언덕’을 발표했다. 2005년 3집 ‘사춘기’ 이후 4년 만이다. 알려진 연예인이 되고서도 여전히 ‘가내 수공업’ 음반을 들고 나온 그를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났다.

―큰 연예기획사(디초콜릿이앤티에프) 소속인데 음반에 ‘방구석에서 제작했다’고 썼더라.

“내가 원했다. 방송 일은 기획사 뜻을 따르지만 음악은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그래야 맘대로 만들 수 있고. 좋은 장비와 녹음실에 대한 욕심은 없다. 모든 가수가 최고급 사운드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집에서 혼자 뚝딱거리는 게 편하다.”

―그럼 당신의 음악에선 뭐가 중요한가.

“메시지다. 음악을 듣는 이에게 하고 싶은 말. 거창한 게 아니라, 술 취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속내 같은 거랄까. 내게 음반은 일종의 일기와 같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그 꾸밈없는 마음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타이틀 곡 ‘언덕’도 그렇고 모두 포크적인 자유스러움이 느껴진다.

“뭐가 정답인진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이 음반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일기에 꼭 정답을 써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이리저리 부딪혀보는 과정도 중요하다. ‘언덕’도 그 너머에 뭐가 있느냐보다는, 그걸 넘어 찾아가는 선택이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다.”

―1인 밴드를 고집하는 것도 그 자유의 선택인가.

“돈이 덜 들잖나, 하하. 내가 가진 게 70인데 200, 300을 발휘하고픈 욕심은 없다. 난 가진 70을 제대로 다 보여주자는 주의다. 그래서 혼자 하는 게 제일 편하다.”

―스스로 가수와 방송인 가운데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나.

“예전엔 그냥 보통 사람이라 생각했다. 지금은 아무래도 그러긴 어렵더라. 난 그대로라고 해도 세상이 그렇게 안 보니깐. 그냥 경계 어디쯤에 선 사람으로 봐 달라. 양쪽 모두에 발을 걸친. 하지만 음반만 놓고 얘기하자면, 여전히 가난한 홍대 앞 인디 뮤지션일 뿐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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