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조문 왔지만 내일 또 올것”

  • 입력 2009년 2월 19일 02시 58분


金추기경 유품 공개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이 공개됐다. 사진공동취재단
金추기경 유품 공개
1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이 공개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늘 오후 5시 삼나무관에 입관… 밤 12시 조문 마감

전두환 前대통령 “추기경과 깊은 인연”… ‘악연’ 질문엔 침묵

선종 3일째인 18일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조문객이 끊이지 않았다. 당뇨합병증으로 실명해 부인과 딸(13)이 미는 휠체어를 타고 온 박기현 씨(49)는 “김 추기경의 선종은 옛날로 따지면 국상(國喪)”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온 유두영 씨(63)는 “이 정도 규모의 조문객이면 이미 국민장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문은 19일 오후 4시부터 55분간 중단된다. 이때 비공개로 시신을 씻기고 옷을 입힌 뒤 베로 묶는 염습이 이뤄진다. 염습이 끝난 뒤에는 조문객 입장이 재개된다. 오후 5시부터는 정진석 추기경이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을 김 추기경의 문장이 새겨진 삼나무 관에 옮기는 25분간의 입관 예절을 진행한다. 추기경의 관은 일반 사제의 관과 재질은 같고 크기는 길이 2m30cm, 폭 70cm로 30cm가 길다. 추기경의 품위를 상징하는 모관을 쓰기 때문이다. 김 추기경의 시신은 예복을 입고 반지를 낀 채 십자가가 놓인 현 상태 그대로 입관이 이뤄지며 별도의 부장품은 없다. 25분간의 입관 예절이 김 추기경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다.

조문은 19일 밤 12시에 마감된다.

20일 장례 미사는 성직자들과 내빈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의 대성전에서 진행된다. 일반 시민들은 이곳에 들어갈 순 없지만 밖에서 멀티비전을 통해 볼 수 있다.

○…각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평소 교파는 달랐지만 늘 존경했다”며 “우리를 대신해 목소리를 내주시고 시원하게 뜻을 불사하신 어른의 그 자리를 누가 대신할지 답답하고 슬플 따름”이라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김 추기경과 인연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에 “인연이 깊다. 보안사령관을 할 때도 저녁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악연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하자 입을 굳게 다물었고 조문 안내소에 다시 들어가 2분가량 머물다 자리를 떴다. 한명숙 전 총리는 “민주화운동 당시 구경꾼이 아니라 몸소 동참해 주신 분”이라며 애도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주호영 김정권 의원 등 원내대표단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민간단체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는 서울대교구장으로 진행되고 있는 김 추기경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를 것을 장례위원회와 정부에 제안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이윤구 인추협 이사장(81)은 “백범 김구 선생 장례 이후 가장 많은 인파라는 생각과 함께 이 정도의 민심이라면 국민장을 치르는 게 옳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아나타샤 씨(62·여)는 “어제도 왔지만 오늘 또 왔다. 두 시간이나 기다렸고 다리도 시리지만 내일 또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삼성그룹 사장단 10여 명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공교롭게도 내 세례명도 스테파노”라며 “추기경님 말씀대로 다같이 사랑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미사를 집전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김원기 전 국회의장, 노신영 이해찬 전 총리, 김근태 전 의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등도 조문했다. 배우 안성기 씨와 손숙 씨,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이희아 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고인을 찾았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동아닷컴 백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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