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마리아(리아) 뭉크의 초상

  • 입력 2009년 2월 14일 02시 58분


마리아(리아) 뭉크의 초상(1912년 유화 50x50.5cm)

“이룰수 없는 사랑에 스러진 젊은 영혼이여”

아름다운 여인이 꽃에 둘러싸여 누워 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갈색 머리가 도자기 같은 피부와 반듯한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한다. 클림트의 다른 여성 초상화와 느낌이 좀 다르다. 훨씬 감성적이다. 모델의 개성을 표현하는 꽃과 장식적 기호를 삽입해 긴장감을 극대화한 작품과 달리 상징을 다 생략했다. 수백 장의 드로잉을 거쳐 치밀하게 연출한 다른 여성 초상화와 달리 붓 터치도 소박하다.

‘마리아 뭉크의 초상’은 스물네 살 처녀의 마지막 모습을 담은 작품. 부유한 금융가 집안의 딸인 리아의 죽음을 놓고 당시 신문에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괴로움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가 실렸다. 리아의 부모에게서 영정 그림을 부탁받은 클림트는 ‘햄릿’의 오필리아를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리아를 그려냈다.

화가는 숱한 연애를 통해 사랑의 달콤함과 설렘에는 같은 무게만큼의 씁쓸함과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알았지 싶다. 불확실하고 비논리적이며 천변만화의 모험, 사랑. 그 길에서 헤매다 상처 입고 덧없이 스러진 젊은 영혼을 가장 순수하고 아름답게 기리고 있다.

‘푸른 것은 늘 아름답다./멍은 푸르다./그러므로 멍은 아름답다./그러니까 멍든 것은 늘 아름답다.’ (김승희의 ‘시계풀의 편지 1’)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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