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아찔한 입맞춤!… 그들은 온전히 하나다

  • 입력 2009년 2월 9일 03시 14분


세상을 향한 입맞춤

벽화 ‘베토벤 프리즈’(1902년) 재건작 중 일부·34.14m

모든 게 사라져도 이 입맞춤만은 기억하기를….

오직 자신들밖에 존재하지 않는 듯 연인의 열정이 황금빛으로 타오른다. 이토록 아찔한 입맞춤!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온전히 하나다.

클림트가 이끈 ‘빈 분리파’ 예술가들은 1902년 회화와 조각 등 모든 장르를 통합해 베토벤에게 경의를 표하는 전시를 마련한다. 이때 선보인 ‘베토벤 프리즈’는 예술과 사랑을 통한 인간구원을 표현한 작품. 화려한 장식적 배경, 장신구의 섬세한 표현, 황금색 위주의 색채 구성까지 ‘클림트 황금빛 비밀’의 키워드가 집약된 작품이다.

3부작으로 구성된 대형 벽화의 마지막에 자리한 ‘세상을 향한 입맞춤’. ‘키스’를 경배해온 사람이라면 마음의 치유를 전하는 영혼의 입맞춤 앞에서 자리를 쉽게 뜨지 못한다. 클림트가 ‘연인들의 화가’로 사랑받는 이유가 절로 공감이 간다. 사랑이나 삶이나 길고 험한 고난을 뚫고 나가야 구원이 기다린다. 온갖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된 연인이 그렇게 말한다.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박철의 ‘연’)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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