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화끈하게 ‘국수’ 지켰다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이세돌 9단(왼쪽)이 29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 5번기 4국에서 승리한 뒤 도전자 목진석 9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이세돌 9단(왼쪽)이 29일 서울 한국기원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 5번기 4국에서 승리한 뒤 도전자 목진석 9단과 복기를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목진석 9단에 150수만에 불계승… 2연패 성공

“반드시 5연패… 이창호 9단과 국수 다투고 싶다”

이세돌 9단이 국수전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이 9단은 29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52기 국수전 도전 5번기 4국에서 도전자 목진석 9단에게 15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종합 전적 3승 1패로 타이틀을 방어했다. 우승상금 4500만 원.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바둑은 장고파인 목 9단은 물론 속기파인 이 9단도 장고를 거듭하면서 오후 4시까지 40수만 진행될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흑을 쥔 목 9단은 3연성 포석으로 색다른 시도를 했으며 최근 보기 드물게 중앙전이 펼쳐지며 난전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9단은 우변과 하변 실리를 확보하며 100수 언저리에서 우세를 확보했다. 이후 목 9단은 승부수를 던졌으나 이 9단이 이를 받아쳐 하변 흑 대마를 잡고 승리를 거뒀다.

이 9단은 “목 9단에게도 끝까지 기회가 있었으나 초읽기에 몰려 정확한 수를 읽지 못했던 것 같다”며 “이번 도전기에선 필패의 바둑이었던 도전 2국에서 대역전극을 거두는 등 운도 따랐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지난해 국수전 타이틀을 처음 땄을 때 가졌던 마음대로 국수전 5연패를 꼭 하고 싶다”며 “이창호 9단과 국수전에서 맞붙고 싶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이날 우승으로 서른 번째 우승을 기록해 고 조남철 9단, 김인 9단, 서봉수 9단과 함께 통산 타이틀 획득 순위 공동 3위에 올랐다.

또 국수전 우승으로 5관왕(LG배, 삼성화재배, TV아시아속기선수권전, 하이원배 명인)을 유지했으며 2월에 박카스배 천원전, LG배 세계기왕전, KBS 바둑왕전 등에서 추가로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특히 LG배에선 후지쓰배, 도요타덴소배 등 세계 기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구리 9단과 대결을 펼치게 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9단은 현재 자신을 ‘세계 1인자’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창호 9단을 압도적으로 이기기 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실력으로는 아직 이창호 9단이 낫고 기세나 체력 등에서 내가 유리해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수전은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한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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