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테러·악질범에 묵념 올리고 싶은 것인가”

  • 입력 2008년 12월 26일 15시 30분


소설가 이외수 씨.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소설가 이외수 씨.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소설가 이외수 씨가 대안교과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에게 작심하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 씨는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물어보겠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을 범죄자로 규정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하는 족속들이 있다면 그들은 차라리 매국노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김구 선생을 테러분자라고 가르치는 세상이 왔으니 머지않아 이순신 장군을 살인마라고 가르치는 세상도 오겠네”라며 우파 지식인이 만든 대안교과서를 반대하는 글을 올렸다. 이후 일부 누리꾼들은 “사이비 좌파와 빨갱이를 지지하는 이념적인 글”이라며 이 씨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씨는 “한국인이라면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김구 선생 등을 테러범으로 규정하는 무리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인터넷을 보니 친일파들의 주장을 적극 옹호하고 매국노적인 발언에도 열광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무리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테러가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범죄의 의미로 통용되고는 있는 시대”라며 “독립투사들을 테러범이라고 규정하는 시각은 분명 친일파적인 시각이거나 반한국적인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시각을 가진 콘크리안(뇌가 콘크리트화된 인간)들이 나를 빨갱이로 모함하거나 노빠로 간주하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비난을 남발하고 있다”며 “자기들과 견해를 달리하면 무조건 빨갱이나 노빠로 몰아붙이는데, 나는 빨갱이도 노빠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니들은 미국이나 일본을 조국으로 생각하는가, 니들은 국경일 행사장에서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에 대한 묵념’ 대신 ‘망국테러범 및 악질살인범에 대한 묵념’을 올린다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물어 보겠다- 이외수 글 전문

당신이 정상적인 한국인이라면

안중근의사 윤봉길의사 김구선생 등을

테러범으로 규정하는 무리들에게

박수를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보니

친일파들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매국노적인 발언에도 열광적인 지지를 표명하는 무리들이 의외로 많았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들을

범죄자로 규정해도 무방하다고 주장하는 족속들이 있다면

그들은 차라리 매국노에 가깝다

그들은 왜정시대가

'억압과 투쟁의 역사만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근대 문명을 학습하고 실천함으로써

근대 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이기도 했다고 역설한다

그들은 위안부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에게 몸을 바쳤기 때문에

사죄하거나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지금은 세계적으로

테러가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범죄의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시대다

독립투사들을 테러범이라고 규정하는 시각은

분명 친일파적인 시각이거나 반한국적인 시각이다

그런 시각을 가진 콘크리안 떨거지들이

나를 빨갱이로 모함하거나 노빠로 간주하면서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과 비난을 남발하고 있다

콘크리안 떨거지들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자기들과 견해를 달리하면 무조건 빨갱이나 노빠로 볼아붙인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말하지만 뺄갱이도 아니고 노빠도 아니다

콘크리안들은

자기들과 다른 놈은 무조건 틀린 놈이고

틀린 놈은 무조건 나쁜 놈이라고 단정한다

물어 보겠다

니들은 미국이나 일본을 조국으로 생각하냐

니들은 국경일 행사장에서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에 대한 묵념'을 올린다고 말하는 대신

'망국테러범 및 악질살인범에 대한 묵념'을 올린다고 말하냐

정말 그러고 싶은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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