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시경 여성지 편집장과 ‘마지막 통화’

  • 입력 2008년 10월 3일 02시 58분


“죽고 싶다, 이게 마지막이다”

7분 대화 끊고서 욕실 향해

최진실 씨는 2일 0시 47분경 휴대전화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코디네이터 이모(36) 씨에게 ‘언니가… 혹… 무슨 일이 있더라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직후였다.

최 씨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모 여성월간지 편집장 김모 씨였다. 김 씨와 최 씨는 평소 ‘누나’ ‘동생’하며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사채 괴담 등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최 씨는 김 씨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누나답지 않게 왜 그러느냐”며 최 씨를 다독였다.

7분 가까이 이어진 대화 말미에 최 씨는 “죽고 싶다. 이게 마지막이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은 김 씨는 곧바로 최 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평소답지 않은 그녀가 아무래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것.

전화를 받은 최 씨의 친척 박모(57) 씨에게 김 씨는 “누나가 방금 통화하면서 죽고 싶다고 말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잘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박 씨는 최 씨 어머니 정모(61) 씨와 함께 최 씨의 안방 침실로 쫓아갔다. 그때까지 안방에 있던 최 씨는 곧장 안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가 문을 잠가버렸다. 최 씨는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는 친척과 어머니에게 “괜찮다”는 말로 안심시켰다.

최 씨의 고집에 가족들은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최 씨는 끝내 욕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5시간여 뒤 최 씨는 숨져 있었다.

최 씨는 매니저 박모(28) 씨에게도 “죽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박 씨는 1일 오후 11시 반경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인근에서 최 씨와 마지막 술자리를 함께했다.

박 씨는 “최 씨가 최근 들어 유독 더 우울해 보였다. 인터넷에 사채를 한다는 루머가 떠돌자 충격을 크게 받은 듯했다. 그때부터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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