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선생님, 공부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 입력 2008년 8월 23일 03시 02분


◇ 난 원래 공부 못해/은이정 지음·정소영 그림/184쪽·8500원·창비(초등학교 3학년 이상)

시골 초등학생들과 신출내기 여교사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공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장편동화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진경이는 3년 내내 함께했던 담임선생님이 말도 없이 훌쩍 전근을 가버려 화가 났다. 새로 온 담임선생님도 밉다. 이제 막 선생님이 됐다는데, 얼마 안 있다가 또 큰 도시 학교로 가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진경이는 공부를 잘한다. 찬이는 공부를 정말 못한다. 그러면서도 천진난만한 얼굴로 선생님에게 “난 원래 공부를 못해요”라며 담임선생님을 유난히 따른다.

하지만 찬이의 당돌함에 당황한 담임선생님은 찬이에게 자꾸 벌을 준다.

그러자 담임선생님을 향한 진경이의 공격이 시작된다. “찬이는 원래 공부 못한다고 말했잖아요!”

담임선생님은 학습에 대한 열정으로 아이들을 압박하고 찬이에게는 나머지 공부까지 시키지만 찬이는 끝내 교실을 뛰쳐나가 버린다.

할아버지와 작은 농장에서 둘이 살며 농장 일을 능숙히 거드는 찬이를 본 담임선생님은 “농장에서는 나보다 찬이가 더 어른이구나. 힘든 일인데 전혀 힘들어 보이지 않아…찬이에게 알파벳과 구구단이 얼마나 중요할까”라고 자문한다.

담임선생님은 생각을 바꾼다. 자신이 공부만 시키려는 ‘욕심쟁이’임을 아이들 앞에서 인정하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한다. 담임선생님에게 냉소적이었던 진경이도 차츰 마음을 연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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