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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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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콩고 텔레호(湖)에 산다는 괴물 ‘모켈레 무벰베’. 영국 ‘네시’만큼 미지의 존재다. 궁금하긴 해도 보통은 그걸 확인하러 가지 않는다. 제정신이라면. 그런데 일본 와세다대 탐험부는 진짜 그 오지를 간다. 저자인 다카노 히데유키(42)는 그 원정 대장이었다.
그는 ‘와세다 1.5평 청춘기’ 등 재기발랄한 작품으로 주목받는 소설가. 하지만 이 책을 비롯해 ‘극락타이생활기’ ‘아편왕국잠입기’ 등 황당한 탐험 작가로 더 유명하다. 어이없지만 유쾌한 일본판 ‘인디아나 존스’다. 일본의 출판 에이전시인 ‘이야기 에이전시’를 통해 17일 저자를 e메일 인터뷰했다.
―도대체 당신은 뭐 하는 사람인가.
“그냥 즐겁게 사는 보통사람이다. 부끄럼이 좀 많다. 결혼 전 알코올의존증 수준이다가 아내를 만나 사람 됐다. 미지를 열심히 탐험하는 게 좀 특이한가. 누구나 가진 동경을 실천하고 살 뿐이다. 천성이 한가하긴 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일은 할 수 없겠지.”
―책 내용의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100%. 소설과 논픽션은 엄연히 다르다. ‘즐거움’을 추구해도 거짓은 없다. 원정대는 아사히신문 등 언론에서도 크게 소개됐다. 와세다대 탐험부도 실제로 있다. 에스키모 마을에서 술을 마시거나,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낙타로 횡단한다. 우스워 보이지만, 후타노 요이치와 니시키 마사아키 등 나오키상 수상 작가를 둘이나 배출한 동아리다.”
“물론이다. 곧 베트남 등지에서 펼쳐진 괴물 추적기가 책으로 나온다. 미얀마 이라와디 강 뗏목 완주와 인도 수수께끼 물고기 ‘우모카’ 탐험도 계획 중이다. 남들이 그런 탐험을 했단 얘길 들으면 ‘질투’나서 못 배긴다.”
―당신의 글은 유머 속에 왠지 모를 애잔함이 있다.
“이것도 일종의 상식이 뒤집히는 경험이다.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내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줄이야, 하하. 유머와 페이소스는 내 글의 기본이다. ‘다카노 요리’의 핵심이라고 할까.”
―왜 그렇게 위험한 탐험을 즐기는지….
“세계관이 흔들리고 상식이 뒤집히는 체험을 해본 적 있나. 인생은 실수는 있을지언정 ‘정답’은 없다. 뭐든지 일단 해보는 편이 좋다. 모켈레 무벰베는 콩고 현지어로 ‘무지개’란 뜻이다. 무지개를 뒤쫓는 인생, 멋지지 않나.”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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