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깨달아가는 삶 평생 성장소설 쓰고싶어”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하이킹 걸즈/김혜정 지음/288쪽·9500원·비룡소

“평생 성장소설을 쓰고 싶어요. 어린이나 청소년의 성장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를 통해 세상과 자신을 깨달아 가는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3일 서울 세종로에서 만난 소설가 김혜정(25·사진·서강대 대학원생) 씨는 ‘옹골찬’ 눈빛이었다. 편안하게 웃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눈빛. 비룡소가 제정한 청소년문학상인 ‘제1회 블루픽션상’을 받은 장편소설 ‘하이킹 걸즈’로 본격 작가의 길에 들어선 마음이 묻어났다.

‘하이킹 걸즈’는 주먹질과 도둑질로 사고를 친 문제여학생 은성과 보라의 이야기다. 소년원 대신 계도를 위해 마련된 실크로드 도보횡단을 선택한 아이들. 중국 우루무치에서 둔황까지 1200km 거리를 70일 동안 걸어야 한다. 작가는 소설을 위해 10일 동안 현지답사도 다녀왔다.

“여행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책에서 프랑스에는 비행 청소년을 구속시키는 대신 험난한 도보여행을 보내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그 여행을 통해 누구라도 얻는 게 있지 않을까요. 교화보다는 스스로 깨달아 가는 그 과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김 씨는 한때 ‘천재 문학소녀’로 불린 이력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가출일기’라는 청소년 소설을 출간하며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작가도 별거 아니다 생각했다가 10여 년 동안 된통 혼이 났다”며 “평생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싶은 만큼 차분히 한 발짝씩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여고 심화반’을 소재로 쓰고 있습니다. 우열과 석차 속에서 힘겨워하는 4명의 여학생이 주인공이에요. 물론 제 경험도 녹아 있죠. 소설은 작가의 경험과 취재 그리고 상상력이 결합돼 나오는 것이니까요.”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