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태 선생 오케스트라 ‘파스토랄’ 악보 美서 발견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안익태 선생 ‘한국 환상곡’ 보다 2년 앞서 초연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1906∼1965)가 1936년 초연한 최초의 오케스트라 작품 ‘파스토랄’(‘전원’ 또는 ‘목가’라는 뜻)의 악보가 발견됐다.

허영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학과 교수는 “(안익태가 1933∼1937년 살았던) 미국 필라델피아의 시립도서관에서 제목만 알려졌던 그의 첫 오케스트라 작품 ‘파스토랄’의 악보 사본을 3월에 발견했다”며 “누가 사본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표지에 ‘To. Mrs. H. O. Peebles’라는 헌정사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다”고 말했다. 피블스 여사는 안익태의 후원자다.

지금까지 안익태가 최초로 발표한 오케스트라 작품은 1938년 2월 더블린에서 초연된 ‘한국환상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파스토랄’은 이보다 앞선 1936년 9월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됐다. ‘파스토랄’은 우리 민요인 ‘방아타령’을 주제 선율로 편곡한 오케스트라 곡이다.

안익태는 ‘파스토랄’이 부다페스트에서 오케스트라 곡으로 초연되기 1년 전인 1936년 5월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한 여성클럽 모임에서 첼로 독주곡으로 직접 연주했다.

허 교수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환상곡’ 악보인 1944년 판(독립기념관 소장) 2악장에는 ‘파스토랄’이 거의 그대로 실려 있다”며 “1938년 ‘한국환상곡’ 초연 당시 프로그램에 실린 작품 해설에도 2악장에 대해 ‘전원적 생활’을 묘사했다고 한 점을 감안하면 이때부터 ‘파스토랄’이 ‘한국환상곡’의 일부로 사용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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